하루 만에 2400% 폭등해 화제가 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암호화폐 개발자들이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교환해 '먹튀'했다.
1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코인당 2861달러(약 337만 원)까지 급등했던 가상화폐 '스퀴드'(SQUID·오징어)의 가격이 5분 만에 0.00079달러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스퀴드' 가상화폐 개발자들이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교환해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명 '러그 풀'(rug pull·발 밑의 카펫을 갑자기 잡아 뺀다는 뜻)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스퀴드'는 지난달 26일 코인마켓캡에서 코인당 0.01달러로 출시됐다. 이 코인은 등장 하루 만에 가격이 24배 치솟으며 화제가 됐다. 러그 풀 사기 직전 시가총액은 200만 달러(약 23억 6000만 원)를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개발자들은 온라인판 토너먼트인 ‘스퀴드게임 프로젝트’ 참가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이라고 소개했다. 다음 달 온라인 대회를 열고 드라마와 같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6개 놀이에서 최종 승리한 한 명에게 전체 참가비의 90%를 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기즈모도는 이 가상화폐가 사기라는 신호가 곳곳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없어진 가상화폐 홈페이지는 오탈자 투성이었고, 투자자들은 이 가상화폐를 살 수 있으나 팔 수는 없었다.
코인마켓캡도 투자자들에게 사기일 것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넷플릭스도 '스퀴드' 가상화폐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가디언즈에 "문화적 현상에 기반한 '밈(meme)' 암호화폐 구매를 고려할 때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넬 대학의 경제학자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BBC에 "놀랍게도 많은 밈 코인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아 심하게 부풀려져 평가된다"며 "순진한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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