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내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공급망 병목현상과 반도체 업황 우려로 약세를 보였지만 금융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융주는 금리 인상, 실적 개선 등 호재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배당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배당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는 분석이다.
배당주 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62개 배당주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3개월 동안 1136억원 늘어 총 8조5688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한 달 동안에만 860억원 넘게 증가했다.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을 웃돌았다. 배당주 펀드 1개월 수익률은 -1.14%, 3개월은 -2.66%로 마이너스 구간이지만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1개월 -2.28%, 3개월 -5.85%)보다 높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금리와 증시 변동성이 커진 4분기에는 고배당 투자 전략이 가장 효과가 좋으면서도 안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는 기업의 장래 현금 흐름 및 미래 가치를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는 투자 대안이 부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 배당수익률이 선진국은 1.85%, 한국은 1.9%로 장기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당은 줄었는데 주가가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배당 투자 전략으로 세 가지를 대표적으로 제시했다. ‘퀄리티 고배당주’ ‘배당 매수차익거래 대상 고배당주’ ‘중대형 우선주’ 등이다.
퀄리티 종목엔 수익성, 재무건전성, 영업 효율성 등 기업의 재무지표를 토대로 질적 우수성이 돋보이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중장기 투자 성과가 좋고 불확실성 대응력이 좋은 종목이다. 삼성증권은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대형주 중에서 포스코, KT&G, 쌍용C&E,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한라홀딩스, 삼양패키징 등을 꼽았다. 중소형주로는 대원강업, 이크레더블, 진로발효, 동국산업, 노루페인트 등을 추천했다.
배당 매수차익거래 대상 고배당주는 외국인과 기관의 현·선물 차익거래 주 대상이 되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내 고배당주로 한정하는 전략이다. 4분기 이후 연말이 다가올수록 보통 지수 선물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현물 대비 선물이 고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금융투자·연기금 등 기관이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게 하는 프로그램 현·선물 차익거래를 유발한다. 또 배당락일까지 현물을 보유해 배당을 받는 ‘배당 매수차익거래’로 연결된다. ‘찬바람 불 땐 배당주’라는 말이 시장에서 통하는 것도 주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전략에 부합하는 종목으로는 현대중공업지주, 효성,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삼성카드, 파트론 등을 지목했다.
중대형 우선주 중에선 LG화학우, 현대차우, LG우, 삼성화재우, 금호석유우, 미래에셋증권2우B, GS우, NH투자증권우, 한화3우B, 코오롱인더우 등을 추천주로 제시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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