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3일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를 4대 성장엔진으로 제시하고 향후 3년간 이들 분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중기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11년 만에 직접 나서 전 임직원에게 사업 비전을 설명하면서 '제3의 도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CJ의 현 상황을 '성장 정체'로 규정하고, 이대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과 함께 그룹 미래 비전 실행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에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의 역량을 집중하고, 최고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일터를 만들어 제3의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CJ 각 계열사는 컬처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분야 확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기본 정신과 철학으로 웰니스와 서스테이너빌러티, 즉 모두가 잘사는 것과 공정·갑질 불가·상생은 기본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CJ는 또한 미래와 인재 중심 성장방향을 담은 경영 슬로건으로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듭니다, 라이브 뉴(크리에이트 퓨쳐 라이프스타일 위드 유)'를 발표했다.
문화 분야에선 CJ제일제당의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중심으로 만두·치킨·K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CJ가 만드는 음식, 음악, 영상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제품을 세계인이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다.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분야는 장기적으로 CJ그룹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를 위해 CJ ENM, CJ대한통운 등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고객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 가입자를 800만명으로 늘리고,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물류통합관리)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CJ ENM 커머스 부문은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 역량을 강화하고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은 K뷰티 플랫폼 지위를 굳히기로 했다.
웰니스 분야의 경우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의 레드바이오(의약·의료)를 확장, 궁극적으로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서스테이너빌러티 분야의 경우 친환경·신소재·미래 식량 등 혁신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탄소 자원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CJ관계자는 “4대 성장엔진은 ‘건강, 즐거움, 편리’라는 기업가치의 연장선에서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방향”이라며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초점이라는 사실을 구성원은 물론 고객과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인수, 신규 투자 조치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나이, 연차, 직급을 가리지 않는 인재발탁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로 임직원 스스로 일하는 시공간과 경력까지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몰입' 환경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이른바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고, 일하고 싶어 하고, 같이 성장하는 CJ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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