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박정희 언급'에 "文 정권 노선 이탈"

입력 2021-11-03 11:33   수정 2021-11-03 11:34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권의 기본 노선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전통적으로 진보는 분배 정책, 보수는 성장 담론이 기본 노선이었다"며 "성장 담론을 끌고 왔다는 건 소득 주도 성장론이라는 것 자체가 실패했다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도 원래 진보는 공급이 아닌 투기세력이라든지 수요를 억제하는 쪽으로 가는 게 전통적인 정책"이라며 "그것도 뒤집어서 공급을 쏟아내겠다고 얘기를 해서 보수의 프레임으로 넘어간 측면이 있는 게 조금 황당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설문을 보면 국민이 맡긴 인허가권 권력의 행사로 생기는 개발이익, 국민의 세금을 집행하며 생기는 불로소득은 토건세력과 부패한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든 국민이 가져야 한다는 데 이 말을 할 자격이 되느냐"며 "(국민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후보는 이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탈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차베스 같이 살아온 사람이 선거가 다가오니 간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걸어놓고 태연하게 말한다"며 "오늘의 사자성어는 양두구육"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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