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민주당이 지난 9월 발의한 세법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법안은 전기차에 대한 기존 대당 7500달러의 세금 공제에 더해 노조가 결성된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선 4500달러,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경우엔 500달러의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노조가 결성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와 달리 미국 공장에 노조가 없는 외국계 완성차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의 주미 대사 25명은 폭스바겐, 다임러, 도요타, 혼다, 현대차 등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자국 업체들을 대표해 최근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이 법안이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지난달 미국 하원에 전달한 서한에서 “한·미 양국이 모두 서명한 WTO 협정은 국산품 사용을 조건으로 지급하는 ‘수입 대체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다”며 “개정안은 WTO 보조금협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계뿐 아니다. 노조가 없는 테슬라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위터에서 “(이 법안은) 포드와 미국자동차노동조합(UAW) 로비스트들이 내놓은 제안”이라며 “그들은 멕시코에서 차를 제조하는데, 그게 미국인 납세자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UAW는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공장 신설 계획을 밝힌 한국 기업들도 압박하고 있다. 포드와 손을 잡은 SK온, GM과 합작공장을 세우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대상이다. UAW는 포드·SK온 배터리 합작공장과 관련, 근로자 임금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기도 했다. 리사 드레이크 포드 북미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노조 결성은 근로자들에게 달렸다”면서도 SK온에 반노조 입장을 취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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