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겉으로 볼 땐 좋은 사람…소시오패스 25명 중 1명"

입력 2021-11-04 09:29   수정 2021-11-04 10:33


'국민 멘토'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일종인 '소시오패스'와 타인을 교묘히 지배하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설명하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지난 3일 방송된 TV조선 '미친.사랑.X'에는 '사랑해서 그랬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로맨스 범죄 사건을 드라마로 재구성해 범인의 심리를 추정했다.

오은영 박사는 "사랑과 치정과 관련된 많은 범죄들은 왜 그랬는지 범죄 동기가 모호하다.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로 무마될 때가 많다"며 "프로그램 제목은 세지만,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만한 것들을 우리가 잘 파악해서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의 삶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성숙한 사랑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스라이팅으로 임신한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처제를 조종한 교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형부는 CCTV로 자매를 지켜보고 서로 뺨을 때리게 했으며 처제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성폭행까지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처제는 "형부는 제게 신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신고를 할 수 없었던 이유를 말했다. 신동엽은 이 이야기에 대해 "실제 사건을 각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극중 형부가 소시오패스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시오패스는 옳고 그름을 완벽하게 알고 있지만 인생의 유일한 목적인 자신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 짓밟고 올라선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 볼 때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소시오패스는 25명 중의 1명"이라며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 주변에 소시오패스가 많다"고 귀띔했다.

오 박사는 형부가 처제에게 한 행동이 '가스라이팅'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친근한 관계에서 시작한다. 가족, 부부, 부모 자식, 친구, 가까운 직장 동료 등 친밀함이 바탕이 되는, 애착을 가장하여 등장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스라이팅은 평등한 관계보다 힘의 불균형이 있는 수직적 관계에서 발행한다"며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이뤄져 자기 자신을 불신하고 의심하게 만들며 생활이 황폐해진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가스라이팅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공감 능력이 더 높은 사람이라면서 극중 임신한 아내가 자살에 이르게 된 건 사소한 것을 결정하는데 판단력이 떨어져서라고 풀이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형부의 범행에 대해 "불법 약물 사용, 유흥업소 성매매 강요, 친족 간의 강간 등으로 처벌이 된다며 실제 사례에서 13년형이 선고됐다"고 했다.

오 박사는 가스라이팅 피해자의 대처법에 대해 “가해자와 교화가 아니라 단절을 해야 한다"며 "회피하라. 물리적 거리, 정서적 거리로 멀리 떨어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은영은 "가스라이팅은 친절과 배려를 가장해서 관계가 시작되며 상황을 왜곡시켜 세뇌하고, 사소한 잘못을 크게 부풀려 침소봉대한다"며 가스라이팅 피해자의 증상으로는 "늘 죄송하다는 대역죄인 모드"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불안증과 우울증이 생기게 되는 만큼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는 매우 지능적이고 영악해서 처벌하려면 증거를 모아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와 의논하라"고 당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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