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입성한 카카오페이는 시초가 대비 7.22% 오른 19만3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됐지만 개장 이후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은 기록하지 못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5조1609억원으로 단숨에 유가증권 시장 시총 13위(삼성전자우 제외)에 등극했다. 한 지붕 가족인 카카오뱅크(25조1609억원)와 불과 두 계단 차이다. 하루 만에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온 것이다.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198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30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보호예수 없이 배정 받은 외국인 물량이 출회된 가운데 기관의 패시브성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공적인 증시 데뷔에 카카오페이는 잔칫집이다. 직원들부터 대표까지 두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차익으로 돈방석에 앉게 돼서다. 스톡옵션이란 상장회사가 일부 임직원들에게 사전에 약속된 가격에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다.
올 6월30일 기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톡옵션 71만2030주를 보유 중이다. 류 대표의 행사가격은 주당 5000원이다. 상장일 종가인 19만3000원와 견주면 주당 차익은 18만8000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류 대표가 얻게 될 평가차익은 1338억6000만원가량이다.
우리사주를 청약한 직원들도 상당한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6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 직원은 총 849명이다. 조합은 완판된 우리사주 340만주를 공모가 9만원으로 배정 받았다. 인당 1인당 평균 4005주를 받은 만큼 3일 종가 기준 직원들의 인당 평가차익은 4억1250만원 수준이다. 우리사주 물량은 상장 이후 1년 동안은 보호예수에 묶여 팔 수 없다.
투자자들도 짭짤한 수익을 봤다. 일반 공모청약(공모가 9만원)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114.4%의 수익률을 거뒀다. 투자자들이 적게는 1주, 많게는 4주까지 배정 받은 점을 감안하면 최대 41만2000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금 사도 되는가'다. 일단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에 카카오페이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서 지수 정기변경 시기인 올 12월까지는 호재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총 50위 이상으로 시작하고 주가가 크게 내리지 않는다면 카카오페이의 지수 편입 가능성은 높아진다. 알리페이 등 기존주주 물량이 다수 출회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무난히 지수 편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전망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는 연말까지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금융주보다는 플랫폼주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는 카카오페이의 사업 확대 성장성을 고려할 때 주가 상승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장 전후로 금융지주들과 비교돼온 카카오뱅크와 달리 카카오페이는 비교군이 없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급락과 급등의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헌 연구원은 "기업가치를 견줄 수 있는 국내 동일 업종 상장사가 전혀 없는 점이 카카오뱅크와 다른 점"이라며 "상승 여지도 충분하나 역시 급락의 우려도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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