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T 산업 전망…반도체는 '맑음' 디스플레이·컴퓨터 '흐림'

입력 2021-11-04 15:19   수정 2021-11-04 15:22

내년 한국 정보통신(ICT) 산업 성장률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권호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은 4일 열린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 국내 ICT 산업 생산액은 올해보다 3.9% 성장한 540조 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성장률이 올해(8.5%)의 반토막 수준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역설'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돼 컴퓨터, 노트북, 게임 등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ICT 생산액이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회복 흐름이 진전될 내년엔 ICT 기기 수요가 줄면서 산업 성장세도 꺾인다는 전망이다.

업종별로 반도체(5.2%), 모바일 광고 등 정보서비스(7.3%)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디스플레이(0.6%), 컴퓨터(2.0%), 휴대폰(2.4%)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의 경우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 등의 핵심 부품이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자연재해 등으로 공급 부족 사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는 가전 등 수요 둔화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휴대폰은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폴더블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애플, 샤오미 등과의 경쟁 심화가 성장을 제한할 것으로 연구원은 봤다.

권 원장은 "수요 확대가 예상되나 우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소프트웨어(SW)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 시대 주목 받는 증강·가상현실(AR·VR), 클라우드 등 신기술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할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TTP)은 2022년 ICT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첫번째로는 '가상 경제의 본격적인 확산을 촉진하는 메타버스'가 꼽혔다. 문형돈 ITTP 기술정책단장은 "올해까지는 메타버스가 게임·소셜미디어 분야에 집중됐다면 내년부터는 금융, 의료, 유통, 건설 등과 융합하며 가상 경제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대체불가능토큰(NFT)이 메타버스 가상 경제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10대 이슈엔 이밖에 △네트워크 △AI(인공지능) △우주 △클라우드 △휴먼증강 △모빌리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플랫폼 △패권경쟁 등이 꼽혔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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