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 3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공식 행사 ‘마라케시 파트너십’의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마라케시 파트너십은 COP26에 참석하는 정부, 기업, 투자자 등이 모여 기후변화를 막는 행동과 협력을 위한 방법을 찾는 행사다. 금융, 에너지, 산업, 법률 등 다양한 주제로 릴레이 토론이 열린다. 조 회장은 아시아지역 민간 금융회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COP26 행사에 초청받았다.
조 회장은 첫날 금융세션에서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 네덜란드 연기금 APG 대표들과 ‘탄소 감축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했다. 블랙록과 APG는 투자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반영하는 지속가능한 투자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로 꼽힌다.
조 회장은 나이절 토핑 COP26 기후행동 챔피언, 마크 커니 유엔 기후특사,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과 함께 알리안츠, HSBC, AXA 등 글로벌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신한금융의 포트폴리오 탄소 감축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소개했다. 조 회장은 “고탄소 중심의 제조업을 저탄소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게 금융의 핵심 역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탄소 감축 목표와 달성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조 회장은 “탄소회계금융협회(PCAF)의 방법론으로 분석한 결과 투자와 대출을 해준 ‘자산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4200만t으로 측정했고, 2040년까지 배출량의 69.7%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며 “집중해야 할 산업군으로 발전, 철강, 석유 및 화학, 시멘트를 정해 해당 산업군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탄소 감축이라는 거대한 바퀴를 처음 돌릴 땐 많은 힘이 필요하지만 측정과 관리체계, 촉진 전략, 실행력이 맞물려 돌아간다면 좀 더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한이 아시아 금융사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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