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방지법' 나온다…민간사업자 수익 제한

입력 2021-11-04 17:34   수정 2021-11-05 01:05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같은 민관 공동 형태의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민간의 이윤율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공의 출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사업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 투자자들과 함께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일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민간에 과도한 개발이익이 돌아가면서 논란이 된 이른바 ‘대장동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민관 공동 형태 도시개발사업은 전국적으로 9건이 추진 중이며, 이번 대책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정부는 우선 민관 공동사업에서 민간의 이윤율을 법에 직접적으로 규정하거나 출자자 간 협약을 통해 상한을 설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윤율 상한을 초과한 추가 이익은 지역 내 공공목적 용도로 재투자해야 한다. 현행 택지개발촉진법과 산업입지개발법은 민간의 이윤율을 각각 6%, 15%로 제한한다. 하지만 도시개발법에는 이 같은 규제가 없어 대장동에서 민간사업자가 수천억원의 초과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국회에는 민간의 이윤율을 총사업비의 6%와 10%로 제한하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국토부는 발의된 법안 등을 참고해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공공의 출자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경우 이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시행하는 공공택지로 간주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런 사업은 토지 강제 수용이 가능해 민간 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적지만 분양가 통제는 거의 받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도시개발 사업 출자자가 직접 토지를 개발하는 경우 기존에는 면적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출자 비율 내로 범위가 제한된다. 이와 함께 도시개발사업 등 개발사업 전반에 부과하는 개발부담금 비율을 올리고 부담금 감면사업을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발이익 환수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데 뜻을 모으고 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 당이 추진할 우선 입법 과제”라며 “상임위에서 세부 논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발의된 개발이익 환수 관련법에는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도시개발법 개정안, 주택법 개정안이 있다.

이유정/전범진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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