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빙하기 딛고…'중견 의류 3총사' 기지개

입력 2021-11-04 17:31   수정 2021-11-05 02:09

이랜드월드, 신성통상, 에이션패션 등 중견 의류회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움츠러든 소비심리 속에서도 라인을 확대하고 저(低)마진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올 들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서 억눌렸던 의류 소비가 재개될 전망이어서 중견 의류회사들의 신용도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신성통상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신규 평가했다. 탑텐, 올젠, 지오지아 브랜드를 보유한 신성통상의 신용등급(BBB-)을 조만간 상향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한기평은 “단계적 일상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내수 패션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다 고정비 부담 완화로 채산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마진 거래처를 축소하고 탑텐의 아동복 라인을 확대한 신성통상의 2021회계연도(2020년 7월~2021년 6월) 영업이익률은 6.2%로 1년 전(4.0%)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뉴발란스, 스파오를 주력 브랜드로 하는 이랜드월드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11.1%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6.2%)보다 두 배 가까이 개선된 수치다. 올 상반기 이자·세금차감전이익(EBIT) 마진 역시 3.7%로 지난해 -2.3%에서 크게 개선됐다. 이랜드월드는 코로나19가 잦아들면 찾아올 ‘보복소비’에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제품을 다각화하고, 판매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자사몰 중심 영업에 힘을 쏟았다.

폴햄이 주력 브랜드인 에이션패션은 지난해 오히려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자사 온라인몰 투자를 계속하고 매장 확대를 결정했다. 온·오프라인 소비자를 잡겠다는 의도였다. 에이션패션의 2021회계연도 매출은 261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5% 많아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큰 의류회사들도 자금 조달에 애를 먹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중견 의류사들은 이를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았다”며 “이들이 되살아나면서 최근 회사채 시장 복귀를 준비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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