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여기에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필요한 에너지원 중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전해 수소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화석연료는 수백만 년 전 땅에 묻힌 생물의 사체가 오랜 기간 열과 압력을 받아 생성되어 높은 에너지 밀도(석유:44MJ/kg, 석탄:25MJ/kg)를 가지고 있다. 18세기 시작된 인류의 산업혁명은 이와 같은 화석연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산업혁명은 화석연료 사용을 통해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하던 사회·경제적 변화를 일으키고 인류의 삶을 크게 향상시켰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클라우스 하셀만은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예측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는 온실가스 증가가 지구의 기후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올해 유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는 화석연료의 사용과 기후위기가 가혹한 기상 이벤트를 통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소를 활용하는 데 풀어야 하는 어려움도 많다. 기체 상태의 수소는 가볍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석유 석탄에 비해 저장하고 운송하기가 어렵다. 또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수소는 석유나 석탄을 이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수소를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에서 수소를 추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는 쓰이는 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깨끗한 에너지로 보급하는 것도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다. 앞서 ‘2050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수전해 수소 활용을 늘린다는 것은 이처럼 깨끗하게 생산된 수소의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심각한 기후위기를 통해 우리는 땅속 화석연료를 계속 꺼내 사용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길이 아님을 알았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이용하는 것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번거롭고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가지고 다시 물을 깨고 수소를 생산해 활용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예전 같으면 어렵고 힘들다고 가지 않았을 길을 가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는 머지않아 깨끗한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