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훈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지훈이 방송을 준비 중인 IHQ 새 드라마 '스폰서' 촬영장에 데려온 지인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에서 시작돼 작가, 감독의 교체 배경에 그가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스폰서' 제작사는 빅토리콘텐츠다. 이지훈과는 전작 KBS 2TV '달이 뜨는 강'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또한 '스폰서' 출연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 1인 기획사 설립을 선언한 이지훈의 실질적인 대표가 빅토리콘텐츠의 조윤정 대표로 업계 관계자들에겐 알려져 있다.
이지훈은 지인과 촬영장 스태프의 갈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그 FD님이 매니저와 현장에 인터뷰 온 기자, 단역 연기자와 저에게 함부로 대한 적이 있다"면서 반박했다. 또한 이지훈 소속사는 해당 사실을 폭로한 FD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다는 뜻을 밝혔다.
제작사는 이지훈의 입김으로 작가, 감독이 교체됐다는 부분에 대해 부인했다. 제작사 측은 "배우가 제작진을 교체하고 자신의 분량에 이의가 있어 작가까지 교체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지훈은 진짜 촬영장에서 갑질을 했을까. 이지훈 소속사 썸엔터테인먼트 이상길 대표, '스폰서'를 기획했다가 지난 8월 하차한 박계형 작가, 연출자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지만 지난 9월 하차한 곽기원 PD와 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 최재순 이사와 직접 통화해 당시 상황에 대해 들었다.
박계형 작가 전 이지훈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한 적은 없어요. 이지훈이라서가 아니라 작품을 할 땐 항상 그랬어요. 배우들은 자기 역할만 봐요. 그러니 이러니저러니 말할 수 있는데, 그걸 듣고 흔들릴까봐 일부러 연락을 안해요. 이지훈이 분량이 적다고 안한다고 했다는 얘긴 빅토리콘텐츠 조윤정 대표에게 들었어요. 첫 회에 이지훈이 여섯신 정도 나오는데, 너무 적어서 안한다고 한다고, 난리가 났다고요. 제작사 입장문에서는 제작진의 수정 요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전 다 바꿨어요. 이지훈을 엔딩에 넣으라고 해서 어거지로 엔딩에 넣기도 했어요. 제작사와 이견이 있는 부분있었죠. 여주인공이 바니걸 의상을 입고 서빙하는 장면이었어요. 전 '성상품화를 하는 건 싫다'고 했어요. 그 정도 의견은 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곽기원 감독 이지훈에게 직접 분량에 대한 얘길 들은 건 없어요. 다만 제작사 대표님이 '이렇게 되면 지훈이가 안한다고 한다'고 해서 대본이 수정되고 하긴 했죠. 엔딩도 수정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대본이 수정되서 그냥 가는 줄 알았는데, 8월 21일 경 같이 보자고 해서 제작사에 갔더니 이미 박 작가가 하차하는 상황이었어요. 바뀐 작가와는 대화한 적이 없어요. 촬영 4일 전에 수정본이라고 해서 대본을 받았는데, 이지훈의 장면이 보강된 부분이 있었죠.
박계형 작가 이지훈이 저에게 직접 갑질을 하지 않았어요. 이지훈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의 말에 다 맞춰주려 무리한 행동을 한 제작사의 횡포라고 봐요. 배우의 조건에 맞춘다고 스토리까지 바꾸고, 작가와 연출자를 소모품취급한 것에 화가 나요. 저도 20년 넘게 일했고, 감독님도 KBS에서 정년퇴임까지 한 분이세요. 그런 분들이 하루아침에 하차했어요. 이지훈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제작사입니다. 계약작가로 묶여있는데, 다음 작품도 이런 식으로 할 수 없으니 계약해지 소송을 하려는 겁니다.
곽기원 감독 제가 해고 통보를 들으며 들은 이유는 이지훈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 찍어놓은 촬영 분량이 있었는데 '조명이 너무 붉다'면서 조 대표께서 조명감독, 촬영감독과 함께 부르더라고요. 당시 조명감독만 교체된다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에 연락주겠다'면서 자리를 마무리한 후 '모두 그만두라'는 전화를 받고 해고 당했죠.
이상길 대표 실질적인 대표님은 조윤정 대표님이 맞습니다. 저는 이지훈 배우와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매니지먼트 업무를 전문적으로 봐줘야 하는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라 '같이 하자'고 연락을 받고 함께하게 됐습니다.
박계형 작가 조윤정 대표님이 이지훈의 매니지먼트를 하길 바라셨던 걸로 알아요. 단순히 '이지훈을 도와줘야지' 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조 대표님도 오랫동안 제작을 해오셨던 분이고, 이지훈 배우도 어리지 않고 똑똑한 걸로 알아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으니 함께한 게 아닐까요.
최재순 이사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배우가 작가와 감독을 다 하차시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억측이고, 전혀 사실이 아닌 주장입니다. 너무 허무맹랑한 주장에 대해서는 저희도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이상길 대표 조 대표님이 실질적인 대표라고 하더라도 촬영장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건 말이 안됩니다. 조 대표님 모르시나요? 자극적인 보도가 계속 나가면서 자극적인 말이 나오는 건데, 지훈이는 그런 애가 아닙니다.
곽기원 감독 이지훈 배우의 소속사와 조 대표님의 관계는 알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이지훈을 더 챙겨야 한다' 이런 말도 따로 없었고요. 그저 '이지훈 덕분에 편성이 됐다' 정도의 얘기만 들었죠.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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