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파는데, 물건이 없다. 위버스샵 서비스를 비판하는 팬들의 이야기다.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 글로벌 메가 히트 그룹들을 보유한 하이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410억 원, 영업이익은 656억 원이었다. 역대 분기 최대실적이다. 가장 큰 매출은 앨범과 소속 아이티스트들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MD 상품 판매로 전분기 대비 53% 증가한 767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이브 소속 뮤지션들의 상품을 독점으로 판매하고 있는 플랫폼 위버스샵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피해다발업체로 위버스샵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위버스샵은 2019년 6월 '위플리'(Weply)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3월 9일 '위버스 샵'(Weverse Shop)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이브에서 지분 51%, 네이버에서 49% 투자한 위버스 컴퍼니를 통해 운영된다.
서비스 시작 당시엔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소속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했지만 최근엔 레이블 소속 그룹 뿐 아니라 위클리, 피원하모니(P1Harmony), 체리블렛, 트레저, CL, 선미, 헨리 등도 입점해 있다. 모바일 앱으로만 이용 가능하며 웹 버전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2월에도 위버스샵 피해 사례를 접수 받아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버스샵에 관한 소비자 불만과 피해 접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위버스샵에 대한 불만은 터져 나오고 있다. 위버스 샵에서 방탄소년단 '버터' 카세트 테이프를 9800원에 판매했는데, 5개월 만에 발송된 상품 중 정품 홀로그램 스티커가 없거나 상세페이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색상과 디자인으로 인쇄된 제품들이 있다는 것.
위버스샵의 늦장 배송과 하자 있는 물건 판매가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팬들 사이에선 우스갯 소리로 "주문하고 잊어버리면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팬클럽 가입 키트를 주문하면 다음 기수 가입할 때 물건이 오고, 사전 판매로 앨범을 구매해도 활동 기간이 다 끝나야 받는 식이다.
늦더라도 물건이 제대로 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불량품이 올 경우 또 다시 기다림이 시작된다고 팬들은 지적한다. 한 구매자는 "불량 교환 문의에만 몇 달이 걸리고, 불량품 반송 후 3개월 동안 답변이 없어서 메일로 연락을 하니 그제야 배송이 왔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들과 아티스트를 이용한 장사치"라며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불매운동까지 나오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하이브_불매', '하이브굿즈_불매'라는 해시태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한가위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인 '달마중' MD 상품의 경우 3개월 후인 11월 29일에야 배송을 시작한다고 안내했다.
팬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30대 아미(AMY, 방탄소년단 팬클럽) 최정아 씨는 "지금까지 여러 쇼핑몰을 이용해봤지만, 이렇게 배송이 오래 걸리는 건 처음봤다"며 "팬들을 호구로 보고, 주머니만 털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런 식의 일처리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의 합작사가 언제 나올지, 어떤 식으로 기술력과 IP를 접목할지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위버스샵을 이용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목해 NFT 기반 MD상품을 만들어 활용할 가능성 등이 언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사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하이브 레이블 소속 해외 아티스트들의 IP를 활용한 커머스 매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빅히트 아메리카는 올해 저스틴 비버의 IP를 활용해 발렌시아가, 크록스 등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진행했고, 아리아나 그란데의 뷰티 브란대은 'r.e.m. beauty'는 올해 4분기 론칭이 예정돼 있다. 이와 같이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협업 제품을 위버스샵을 통해 판매하면서 시장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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