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 여야 후보 모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와 관련한 의혹에 휘말려 있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됐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은 유 전 본부장 자택 압수수색 당일 그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가 인정될 경우 ‘윗선’인 이 후보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천신만고 끝에 공익환수한 성남시를 배임 수사한다면서 시시콜콜 수사 내용을 흘려 흠집 내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검찰에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장모 최모씨의 부동산 분쟁 모해 위증 의혹 등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당에서는 윤 후보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도 윤 후보가 총장 시절 덮어줬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소장은 “검찰이 두 후보를 소환하기라도 하면 대선 국면이 확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이런 ‘빈틈’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의 당선도 정권교체 효과를 낼 수 있다”(송영길 대표)는 발언이 나왔다. 정치적 기반 없이 당내 비주류로 여당 후보에 오른 이 후보가 친문(친문재인), 586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주류 세력과 다르다는 얘기다.
윤 후보의 잦은 실언과 실책이 거듭되면 자연스럽게 이 후보의 행정 경험과 경륜이 돋보일 것으로 민주당은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권교체론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 경쟁으로 판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다.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논쟁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것도 이런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에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조국 사태 등으로 여당에 등 돌린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리는 게 급선무다. 이 후보는 전날 청년 주식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를 언급하는 등 잇단 친청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 역시 경선 기간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청년층의 ‘비토론’이 높아진 상황이다. 2030세대는 윤 후보 대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면서 윤 후보를 힘들게 했다. 윤 후보 측은 청년층의 마음을 사기 위해 이 대표와 홍 의원의 지원사격을 기대하고 있다.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논란 등의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 후보에게 여성층 공략은 윤 후보에 비해 더 취약하다. 민주당 경선 기간에도 여성 지지율에서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두 후보 모두에게 2030세대와 여성층의 비토론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경선에 같이 뛰어든 후보들”이라며 “경선 경쟁자들과 원팀이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지면 야당에서는 단일화 회의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와 민주당,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야당은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미현/좌동욱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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