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정관수술 하고싶네요. 6은 되나요" , "저도 궁금합니다", "정비공장 한바퀴 쭈욱 도는데 거의 다 정관수술 중이네요"….
정부가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요소수 부족으로 물류 비상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요소수 없이도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는 불법개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개조를 업계 은어로는 '정관수술'이라고 부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차량 기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한 온라인 카페에는 불법개조를 고민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정관수술'은 요소수 없이도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 개조를 일컫는 은어다. 별도 부품을 달거나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불법 개조가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장치가 정상 작동되지 않을 경우 질소산화물이 최대 10배까지 배출돼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소수 가격 때문에 불법 개조를 시도하려는 기사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카페 등에 따르면, 개조비용은 150만~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 마저도 예약이 밀린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가 '선택적촉매장치(SCR)'를 장착해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차량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97.7%(올해 1~9월 기준)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12월부터 국내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시멘트와 골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나 덤프트럭, 레미콘 등 화물차량의 상당수가 요소수 없이는 가동이 불가능해 건설현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방차량을 비롯해 전세버스까지도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 사회 전반적인 '멈춤' 사태까지도 우려되고 있다.
요소수 가격은 10리터 당 1만원 정도에 팔렸다. 하지만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현재 10배인 10만원을 줘야 간신히 구하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해외 직구로 가능하고, 배송까지도 2주 이상 걸려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도로 청와대 내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 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요소수 수급 안정 시까지 일일 비상점검체제로 운영되며 경제·산업·국토·농해수·기후환경·외교 등 관련 분야별로 주요 대응실적을 점검하고 대응계획을 논의하게 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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