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성적 필요없다"…구인난에 채용 문턱 낮춘 美 기업들 [글로벌+]

입력 2021-11-07 09:39   수정 2021-12-05 00:03


구인난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이 채용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역대급 구인난이 이어지자 학력과 경력 등 채용 조건을 완화해 인력 모집에 나선 모습이다.

6일 WSJ 보도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 더바디샵은 구직자들에 대한 학력 요건과 신원조회 절차를 없앴다. 약국 체인 CVS 헬스는 더 이상 대학 졸업자의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더바디샵은 2019년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리스트의 물류센터에서 계절적 사업에 고용되는 계절노동자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새 채용 절차를 지난해 모든 신입 계절 노동자 선발 절차에 적용했다. 학력과 경력을 묻지 않고 신원조회와 마약검사 절차까지 생략한 것.

올해의 경우 9월 중순 기준 소매, 창고 분야 일반 신입사원 733명도 이 같은 방식으로 뽑았다. 신입 채용 당시 구직자에게 물어본 질문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자격이 있느냐'와 '25파운드(11.3㎏)의 무게를 들 수 있느냐' 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VS헬스는 올해부터 대부분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고교 졸업장 제시를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대졸 구직자를 뽑을 때도 평균 학점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변경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자격 요건 완화로 수백만명의 구직자가 과거에는 지원할 수 없던 일자리에 지원 가능하게 됐다고 WSJ은 설명했다. 일례로 2019년 1월 당시에는 보험 영업사원 채용광고의 42%가 대졸 이상 학력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올해 9월에는 해당 비율이 26%로 낮아졌다.

노동시장 분석업체 EMSI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가 이어지면 향후 5년간 대학을 나오지 않은 구직자에게 140만개의 일자리가 더 생길 것으로 추산됐다.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는 기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올리브가든 모회사 다든레스토랑은 올해부터 구직자가 신청 5분 만에 면접 일정을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일부 직종에 대해 즉석 채용을 실시했다. 택배사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는 채용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 일부 구인 정보를 10분 안에 제공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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