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류승룡 "시나리오 읽다 나도 모르게 연기…관계의 희로애락 담았죠"

입력 2021-11-07 17:56   수정 2021-11-08 00:28

배우 류승룡(사진)은 수많은 흥행작을 탄생시켰다. 그가 출연한 영화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극한직업’ 등은 모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도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1000만 배우’ 류승룡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장르만 로맨스’에서 주인공 ‘현’을 연기했다. 현은 한 편의 베스트셀러를 선보인 뒤 슬럼프에 빠진 작가다. 류승룡은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재밌는 시나리오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연기를 하게 되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 데다 시나리오가 독특하면서도 공감을 자아냈어요. 팀워크도 잘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아 선택했죠.”

이 작품엔 류승룡을 비롯해 오나라,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연출은 ‘2박 3일’로 2017년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배우 조은지가 맡았다. 조은지의 첫 장편 데뷔작인 셈. 류승룡은 현이라는 캐릭터를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연기한다. 현은 두 번의 결혼으로 양육비는 두 배로 나가는데, 밑에서 후배들은 치고 올라와 벼랑 끝 상황에 놓여 있다. 류승룡은 이 작품에서 특히 공감한 부분은 ‘관계’와 그로 인한 희로애락이었다고 했다.

“우리는 피하고 싶어도 관계 속에 살 수밖에 없잖아요. 톱니바퀴처럼 얽힌 관계를 영화가 잘 풀어줬어요. 로맨스로 시작했다가 점점 누아르가 되고 액션이 됩니다. 관계에 대한 희로애락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류승룡은 인터뷰 전에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에 대해 “내 필모그래피의 방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전에는 생활밀착형 인물을 연기하는 데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전엔 평상시에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센 역할을 많이 연기했습니다. 그래서 조 감독에게 ‘내겐 이런 연기가 아킬레스건이고 두려우니 도와달라’고 했죠.”

그는 배우 출신인 조 감독과 이 영화를 찍으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예를 들어 그동안 음표 ‘미’를 칠 때 정음 ‘미’만 내왔다면 조 감독은 샵 2개, 플랫 3개 등을 여러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상황에서 영화가 개봉하게 된 기쁨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보는 영화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 “이 작품이 다른 개봉작들과 함께 다시 그 경험을 공유하게 하는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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