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티브서지컬은 세계 수술로봇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확실한 독점 기업이다. 20년 동안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왔다. 최근엔 단순 의료기기 업체를 넘어 의료기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이 예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해 지난해 3월 말 이후 주가가 약 177% 뛰었다.
이 회사 대표 제품은 최소 침습 수술로봇 ‘다빈치’다. 외과에서 수술을 하기 위해선 해당 부위를 절개해야 한다. 전통적인 수술 도구를 사용하면 절개 부위가 클 수밖에 없고 회복도 더뎠다. 프레드릭 몰 인튜이티브서지컬 창업자는 병원 레지던트 시절 여기에 충격을 받아 창업을 결심했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는 수술로봇 다빈치를 개발했다.
이후 제품을 계속 발전시켜 4세대 다빈치Xi까지 내놨다. 대당 가격이 200만달러(약 23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세계적으로 6000대 가까이 팔렸다. 뉴욕타임스는 “전립선 수술에서 다빈치 없는 수술은 이례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수술로봇 시장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점유율은 2위인 스트리커(9%)를 압도하고 있다. 국내에도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을 비롯해 50개 이상의 대형 병원이 다빈치를 사용하고 있다.
현금 부자인 것도 장점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부채비율은 0.8%에 불과하다. 올 3분기 기준 유동자산은 82억달러에 이르며 매출의 12%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 줄었지만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63% 증가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경쟁으로 이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쟁사들이) 기존 시장 잠식보다는 수술로봇산업 전체의 성장 여력에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고령화로 헬스케어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정밀한 수술이 필요해지면서 전체 외과 수술 중 3~5%에 불과한 수술로봇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진단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수술로봇 시장은 작년 67억달러에서 2025년 118억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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