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연세대가 2014년부터 1학년 학생이 송도캠퍼스에서 1년간 생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도 2007년부터 도입 논의를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2016년을 마지막으로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교육계에선 RC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학생들의 소속감과 공동체 정신을 자연스럽게 고양할 수 있다는 것을 꼽는다.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같은 영국의 종합대학이 오랜 기간 RC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구성원에게 소속감을 불러일으켰다.
서로 다른 학과의 학생, 교수들 간 소통이 활발해져 학제 간 융·복합이 원활하게 추진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정주 환경을 마련해 세계적인 석학들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도 연세대를 비롯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이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14년 연세대 송도캠퍼스에서 RC를 체험한 재학생 고민석 씨(26·교육학과)는 “다른 대학은 수업 시간에만 동기와 만나는데 송도캠퍼스에선 하루 종일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과 지내다 보니 유대감이 높아지고, 진로를 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만큼 자취방을 구할 필요가 없어 주거비도 절약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2007년 3월 발표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 2007-2025’에서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RC 도입을 제시했다. 이후 시흥캠퍼스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시 재학생들이 “학생 사회 이원화와 대학의 기업화가 우려된다”며 격렬히 반대했다. 2013년 천막 농성에 이어 2016년에는 학생들이 6개월 가까이 대학본부를 점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시흥캠퍼스 도입은 무산됐으나, 이후 관악캠퍼스에 RC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2018년 총장선거 때 오세정 현 총장을 비롯해 대부분 후보가 관악캠퍼스에 RC를 도입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 총장 취임 후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재추진 필요성이 물밑에서 제기된 것이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선 “이미 학과 및 단과대 체제가 공고한 한국의 대학 문화 속에서 RC 도입이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숙 의무화로 인한 학생들의 자율성 침해, 코로나19 사태 후 확산한 비대면 수업 방식도 논란거리다.
최예린/장강호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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