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3일 뉴비전을 발표하며 공격적인 M&A 행보를 예고했다. CJ제일제당의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 인수는 이날 밝힌 4대 성장 엔진(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리티) 가운데 웰니스 사업의 기반을 닦기 위한 행보다. CJ제일제당은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표준이 확립되는 중이다.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에도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로 글로벌 절대 강자가 없어 단숨에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바타비아 본사는 유럽에서 가장 연구개발(R&D)·투자가 활발한 과학단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 레이던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 보스턴과 중국 홍콩에도 각각 연구개발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제형·제조 공정 기술과 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기존 그린바이오(사료·식품 소재), 화이트바이오(친환경 소재)에 이어 레드바이오(의료·제약) 사업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유는 기존 식품 사업에 비해 성장 잠재력은 물론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10.5%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 사업도 실적을 견인했다. 식품사업 부문에선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2조57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K푸드 확산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문화 마케팅이 빛을 발했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0.3% 늘어난 1조1254억원으로 분기 1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곡물가·운임비용 상승을 비롯한 전방위적 위기 속에서도 과감한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박종관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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