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손흥민 보호'에 나섰다.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손흥민은 기초군사 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 544시간을 마치지 못하면 이를 다 채울 때까지 의무복무기간이 1년 연장된다.
정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전체 회의에서 "손흥민은 병역특례법상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며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에서 이 시간을 채우기 굉장히 어려운 상태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손흥민은 8월 말 기준으로 249시간 10분의 봉사활동을 했는데, 2022년 5월 2일까지 294시간 50분을 채워야 한다"며 "이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서 그때 이후로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흥민 외에도 프로축구 선수 나상호는 국가대표팀 원정경기에 출전할 수 없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 등은 팀으로 복귀해야 하는데 어려움에 빠져 있다"며 "국위선양을 위해 병역특례제도를 뒀는데 봉사활동을 오프라인 공간에서 채울 수 없다면 창의적으로 매뉴얼을 개발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도록 대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예를 들면 대한민국이든 문체부든 홍보대사로 임명해서 온라인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통해 선제 대책을 세워 이런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만약 손흥민이 이 조항에 걸려 해외 출정 경기를 못 한다든가 국가대표를 못 한다면 대단히 큰 손실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발언에 황희 문체부 장관은 "국가적 재난을 비롯한 위기 상황이 있을 때 (봉사활동을) 대체할 방안을 살펴보겠다"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기존의 봉사활동을 효과적으로 할 방안이 있는지도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축구 국가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고, 그동안 주로 국내 축구부 청소년들과 비대면 멘토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249시간 10분의 봉사활동 시간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내년 5월 2일까지 남은 294시간 50분의 봉사활동을 해야하므로 기한 내에 이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때까지 의무 봉사활동 시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칫 국내에 들어왔다가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기한 내에 봉사 활동 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 1년의 기간을 더 준다. 연장 기간에는 국외여행 허가가 제한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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