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사드코’(1898)는 러시아판 ‘신드바드의 모험’ 또는 ‘페르 귄트’에 해당하는 모험담이다. 구슬리(민속악기) 연주자 사드코는 도전 정신으로 황금 물고기를 낚고, 그 돈으로 배 한 척을 사더니 선단으로 키워 큰돈을 번다. 12년에 걸친 모험 후 해왕의 분노를 사서 제물로 바쳐지지만 용궁조차 감탄시키고 고향 노브고로드로 귀환한다. 그 스케일은 극 중 유명한 ‘인도의 노래’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음악적으로 박력 있다. 해군 장교로 여러 바다를 누볐던 작곡가의 경험과도 닿아 있을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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