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9일 서울시, 서울시자치구청장협의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배달 앱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 다회용기 세척업체 잇그린 등과 ‘다회용 별도 용기 사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소비자가 ‘요기요’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1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대신 스테인리스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음달 7일까지 다회용기 배달 무료 행사를 연다. 다회용기 주문자에게는 할인쿠폰도 지급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음식을 먹고 난 뒤 다회용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면 다회용기 수거 신청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수거 신청 후 가방에 용기를 담아 문 앞에 내놓으면 전문 세척업체가 회수해 세척·살균 소독 후 음식점에 가져다준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이번 시범사업에는 강남구 일대 음식점 60여 곳이 참여한다. 내년 1월까지 시범사업 지역 내 100곳 이상 음식점이 다회용기 사용에 참여하는 게 목표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음식 배달·포장 때 일회용품 수저와 포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법안에는 객실 50실 이상 숙박업소와 목욕장, 장례식장 등에서 일회용품을 무료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음식점, 장례식장, 영화관 등에 다회용기 구매·세척 비용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사업 방식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다른 지역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6일부터 서울시청 일대 카페 20여 곳에서 ‘카페 일회용컵 퇴출 프로젝트’에 나선 데 이어 다회용기 배달 문화 확산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시청 인근 카페에서 다회용컵 전환을 시행 중이다. 다만 다회용기 활성화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세척을 한다고 해도 누군가 사용한 다회용기를 쓰는 것은 꺼림칙하다는 우려가 많아서다. 다회용컵을 대여하고 반납, 수거,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현/정지은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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