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1조 의료기기 시장으로 진격

입력 2021-11-09 17:19   수정 2021-11-10 01:40

LG전자가 헬스케어기기에서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프라엘 브랜드로 피부관리기와 탈모 치료기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엔 통증 완화기를 내놓는다. 재활병원 등 의료현장에서 쓰이는 전문 의료기기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사업화 노하우를 헬스케어기기와 의료기기 사업에서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디페인 출시 임박…식약처 품목인증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통증 완화기 LG 메디페인(가칭) 개발을 마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의 효과도 검증했다. LG전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메디페인에 대해 ‘경피성 통증완화 전기자극장치’ 품목인증 2등급을 받았다. 작동 원리와 사용 효과, 위해도 등을 검사한 뒤 부여하는 인증이다.

경미한 저주파 전기자극 신호를 환부 주변에 전달해 통증을 줄여주는 게 신제품의 원리다. 통증 교란 신호를 내보내 사용자의 뇌신경 체계에서 통증 정보 대신 무통증 정보를 인식하게 하는 게 다른 저주파 기기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저주파 기기는 전기자극 신호를 통증과 함께 받아들여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방식이다.

LG 메디페인은 LCD(액정표시장치) 화면이 부착된 기기와 전극 패드 등으로 구성됐다. 사용자는 화면에서 목 어깨 골반 손 발 팔꿈치 허벅지 등 치료를 원하는 부위를 지정하고 전극 패드를 부착하면 된다. 통증 정도는 0~10이다. 매일 1회, 30분 치료가 권장된다. 만성 통증, 난치성 통증, 수술 및 외상 후 급성 통증, 치료 후 통증, 근육통 등 다양한 통증 완화에 활용할 수 있다.
의료기기로 영토 확장 나서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다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6년부터 의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술용 모니터 등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난 6월 공개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의료기기인 디지털엑스레이검출기(DXD)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KAIST와 ‘LG전자-KAIST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날로그 방식 의료기기도 전자제품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에 맞춰 기술력을 더 끌어올리려는 차원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대형 병원에 의료기기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대형 병원의 기준을 통과할 정도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메디페인을 기업 간 거래(B2B)뿐 아니라 가정용 제품으로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탈모치료기 LG 프라엘 메디헤어와 눈가 피부를 관리해주는 프리미엄 홈 뷰티기기 LG 프라엘 아이케어를 이을 홈 헬스케어 기기 신제품으로 출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극패드 부착형 통증 완화기를 포함한 세계 착용형(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은 2019년 19조원(약 168억달러)에서 연평균 9.96% 성장해 2024년에는 31조원(약 27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치료용 의료기기는 2019년 14조원(약 126억달러)에서 2024년 22조원(약 19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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