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1억5000만원 껑충"…분당 전셋값, 다시 '꿈틀'

입력 2021-11-10 07:03   수정 2021-11-10 07:04


"대장지구 입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한동안 내렸는데, 입주가 마무리 되면서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가운데 높은 가격에 굳혀진 전세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분당구 이매동 일대 공인 중개 대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상반기 대장지구에서 약 5000여가구 ‘입주장(場)’이 마무리되면서다. 전세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됐고, 설상가상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물량이 귀해진 영향도 있다. 여기에 집값 상승으로 전셋값마저 높은 가격에 고착된 점도 전셋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분당 전셋값, 다시 상승
10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판교원마을5단지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5일 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5월 대장지구 입주가 시작된 이후 7억3000만원(6월)까지 하락했던 전셋값이 불과 5개월 만에 1억2000만원 오른 것이다.

판교동 일대에 있는 단지들의 전셋값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판교원마을9단지 한림풀에버 전용 84㎡는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판교원마을3단지도 지난 8월 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일대 단지들의 전용 84㎡ 전세 호가는 8억8000만~9억원 수준이다.

전셋값 상승은 비단 판교동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 이매역 인근에 있는 이매촌 삼성 전용 84㎡는 지난 8월 7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 전세 물량은 3개뿐인데 모두 8억5000만원에 전세 호가가 형성됐다. 3개월 만에 1억5000만원에 뛴 셈이다.

야탑동에 있는 장미1단지코오롱 전용 84㎡도 지난달 7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현재 호가는 8억원 수준이다. 인근에 있는 장미마을 전용 84㎡도 지난달 7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이면서 9월 맺어진 전세 계약 6억8000만원보다 전셋값이 5000만원 올랐다.
"전세 물량 태부족·전셋값 높은 가격에 고착화" 때문
분당구 전셋값이 다시 오르는 이유는 대형 입주장에 따른 공급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면서다. 판교 대장지구에는 지난 5월부터 5000여 가구에 이르는 입주 폭탄이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장동에는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372가구)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974가구) △더샵 판교포레스트(990가구) △백현동 더샵 판교퍼스트파크(1100가구)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464가구) 등이 입주했다.

판교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시작된 대장지구 입주가 거의 마무리가 됐다"며 "입주장 마무리로 매물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그렇지 않아도 없는 매물이 더 없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 물량 공급이 줄어든 점도 전셋값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이매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 대신 반전세나 월세가 늘어나다보니 전세 물량이 귀해지고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집값이 오르자 전셋값 역시 높은 가격에 굳어지고 있다. 많지 않은 거래에도 높은 가격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현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집값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전셋값도 따라 올라가기 마련"이라며 "전세 거래가 많이 없긴 하지만 높은 가격의 매물이 가끔 거래되면서 높은 전셋값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분당구 전셋값은 11월 첫째 주(1일) 기준 0.11% 상승했다. 전주(0.08%)보다 0.03%포인트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난 9월 셋째 주(20일)에도 0.02% 떨어져 하락 반전했던 전셋값은 이후 6주 연속 0.10% 내외로 오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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