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통령 선거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서 사실상 '러닝메이트'가 될 서울 종로 국회의원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깜짝 인사'의 등판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주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 차출설까지 나오는 등 종로에서 '빅샷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9일 MBC라디오에서 "원희룡 지사 같이 검증되고 능력 있는 분들이라면 보궐선거에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당대표로서 아주 환영"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서울 종로에) 원희룡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는 사회자의 말에 대한 대답이었다.
종로는 전통적으로 정치 거물의 출마가 이어져 왔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간 대결이 펼쳐졌다.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중량감이 있으면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줄 후보를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견해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종로에 터를 닦은 임 실장이 우선순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종로 유권자는 무게감이 있으면서 지역 밀착형의 후보를 선택해 왔다"며 "지난 총선 때부터 종로 출마를 준비해온 임 실장의 정치 경력 등을 고려하면 유력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호남 출신에다가 당내 주류 세력인 586 운동권 기반이 두터운 임 실장이 영남 출신의 당내 비주류 인사인 이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이란 기대다.
여성에 대한 호소력이 약한 이 후보가 '거물급 여성 후보'를 깜짝 공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이름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대선 경선 후보였던 원 전 지사의 차출설이 나왔다. 원 전 지사의 정치 이력을 고려하면 과거 종로에서 당선된 의원들과 비견된다는 이유에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역시 중량감이 있는 인물을 선호하는 종로에 걸맞은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준석 등판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가 2030세대의 지지가 약한 만큼 이 대표와 러닝메이트를 통해 청년층을 겨냥해야 한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종로 출마설에 대해 "확실하게 안 나간다"며 "호사가들이 하는 얘기 중에 후보와의 러닝메이트 효과 또는 시너지 효과를 안 믿는다"고 선을 그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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