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 햄버거 열풍이 불고 있다. 업체들이 잇따라 햄버거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가 하면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들도 햄버거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간편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햄버거 시장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채선당은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메이크 버거&샌드위치'를 론칭하고 버거 사업을 전개한다. 채선당은 샤브샤브 가게 등 외식업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만든 햄버거 전용 번(빵)과 특제소스에 소고기패티 등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야채가 많이 사용되는 샤브샤브 메뉴를 판매하며 쌓은 자체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시스템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해 야채 품질과 신선도를 앞세운다는 복안이다.
채선당 뿐만이 아니다. 앞서 토스트 전문점 이삭토스트도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 이삭버거 1호점을 열고 햄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 프랜차이즈 버거와 달리 주문과 동시에 만드는 수제버거 방식을 채택했으며 같은달 경기 용인 기흥구에 2호점도 냈다.
최근 햄버거 시장에 뛰어든 곳 중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다. 신세계푸드는 2019년 8월 서울 마포구 홍대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 론칭 1년 만에 매장 수 120개를 돌파했다. 노브랜드 버거 제품 중 가장 비싼 메뉴는 6900원으로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SPC가 국내에 들여온 쉐이크쉑 역시 성장세다. 2016년 7월 1호점을 선보인 쉐이크쉑은 이달 서울 관악구에 19호점(신림점)을 개점하며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버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커진 데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2015년 2조3038억원 규모에서 2020년 2조9636억원으로 28.6% 커졌다.
햄버거라는 메뉴 자체가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요식업 기업이 아닌 연예인 등 개인 단위로 버거 사업에 뛰어든 사례도 적지 않은 이유다.
가수 테이는 2018년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 최근에는 방송 활동을 위해 동생에게 운영을 맡긴 상태지만 직접 매장에서 패티를 굽고 음식을 서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게가 최고로 잘 될 때는 하루 매출이 400만원에 달하기도 했고 안 될 때는 40만원일 때도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에 2호점도 오픈했다.
메이저리거(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김병현은 작년 광주 동구에 자신의 모교 이름을 딴 햄버거 가게를 개업했다. 메뉴는 햄버거 5종과 스테이크 1종으로 단품 기준 가격은 5500~6500원이다. 김씨는 햄버거 가게 외에도 초밥집, 일본라멘집, 태국음식전문점 등 여러 요식업 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사업은 여타 외식 메뉴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배달도 쉬워 진입 부담이 덜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창업이 쉬운 거과 론칭한 버거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은 별개 문제인 만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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