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1일 06: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해 상장이 무산됐던 이뮨메드가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뮨메드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내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항바이러스 단백질 ‘hzVSF’로 B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창업자인 김윤원 한림대 의대 교수가 발견한 것으로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버피랄리맙’이라는 공식 성분명을 부여받았다. 버피랄리맙은 동물시험에서 감염 세포 내 바이러스 이동과 복제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결과가 나오는 2023년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뮨메드는 이 물질로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이탈리아에서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총 63명의 임상 대상자 중 19명에게 가짜약을 투약했을 때 치료 실패율은 15.8%였고 22명에게 버피랄리맙을 투여했을 때 실패율은 9.1%로 나타났다. 이뮨메드는 러시아와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인 임상 결과를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3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4억7000만원 대비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0억원으로 전년(83억원) 대비 늘었다. 상업화에 성공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없어 개발단계가 진행될 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기업가치는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일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1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초기 투자자인 SV인베스트먼트(50억원), 멀티에셋자산운용(50억원), UTC인베스트먼트(20억원) 등이 참여했다. 투자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000억원 후반 대로 알려졌다.
이뮨메드가 상장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은 6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벤처캐피털(VC)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로부터 총 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김윤원 교수로 보유 지분율은 37%다. 유전체분석업체 마크로젠이 지분 4.78%를, 마크로젠 창업자인 서정선 회장도 2.34% 지분을 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이 외면받고 있어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일 상장한 정밀의료 유전체 진단 기업 지니너스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8월 상장한 면역치료제 개발사 바이젠셀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40% 가량 하락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실적이 없는 바이오기업들의 공모가 거품도 꺼지고 있다"며 "당분간 기술특례상장하는 적자 바이오기업들의 수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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