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소비자 불만족도가 높은 대표적인 금융 상품으로 꼽힌다. 보험에 대한 지식의 문턱이 너무 높아서다.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에 대한 활용법은 물론 유지 및 해지, 보험금 청구 방법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지넷은 소비자와 보험업체 간 정보 비대칭이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보험산업 판도를 바꾸기 위해 김창균 대표와 김지태 부사장이 2014년 공동 창업한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이다. 김 부사장은 아이지넷 창업 이전 법인보험대리점(GA)을 경영하면서 공급자 중심의 보험산업을 체감했다.
아이지넷은 2018년 인공지능(AI) 기반 보험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인 '보닥(보험닥터)'을 개발했다. 보닥은 머신러닝을 통해 개인 맞춤형으로 보험 가입 상태를 진단해 주는 앱이다. 보닥의 학습된 'AI 보험닥터'는 이용자 보험 내역을 AI가 학습해 실제 보험을 유지해야 하는지, 조정해야 하는지를 '점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한다. 고객이 제공한 보험 가입 내역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해지와 유지 여부를 판단해주는 것이다.
보닥은 전문 훈련을 받은 상담사인 보닥플래너를 통해 대안 설계까지 제안한다. 단순 보험진단 내용을 제공하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보닥에서 추천한 보험이 아니더라도, 이용자가 추천받은 보험이 있다면 보닥은 해당 보험 상품이 이용자들에게 맞는 상품인지를 점검해준다. 보험 가입부터 해지까지 모든 과정을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지넷은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이지넷에 따르면 보닥의 보험 중개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중개액은 1500억원 수준이다. 보닥 서비스 론칭 3년 만에 월 중개액 성장률 3000%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성과로 최근에는 5대 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아이지넷은 보닥을 통해 확보한 소비자의 보험 진단 스코어링 데이터를 보험 영업의 대표적 지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보닥의 AI가 산출한 점수를 바탕으로 보험 설계사가 계약을 진행했을 때 유지율이 높게 나온다면 보험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보닥플래너를 통해 성사된 계약의 유지율은 100%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지넷은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본허가를 획득하면서다. 마이데이터란 기업과 기관에 산재한 개인의 신용정보를 정보의 주인인 개인이 결정하는 자기정보결정권을 강화하는 개념이다. 회사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GA를 대체하는 플랫폼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더욱 진보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AI 기술을 통한 보험시장 혁신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꾸준히 고객을 만족시켜온 것이 회사 성장의 가장 큰 요인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본질을 잃지 않고 인슈어테크 업계 1위 포지션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성수 IT과학부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