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

입력 2021-11-11 04:06   수정 2021-11-11 04:07



미국의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몇 달 내에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0월 CPI가 전월보다 0.9%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 기록한 0.4% 상승과 5.4% 상승을 크게 웃돈다. 전년 대비 상승률 6.2%는 1991년 11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CPI도 전월보다 0.6%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4.6% 올랐다. 근원 CPI 전년 대비 상승률도 1991년 8월 이후 최고치다. 근원 CPI는 9월 기록한 0.2% 상승과 4.0% 상승을 웃돌았으며 시장 예상치도 각각 상회했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물가가 한 달 만에 4.8% 상승했고 음식 가격도 0.9% 올랐다. 또 중고차가 2.5%, 신차가 1.4% 오르는 등 차량 가격이 뛰면서 상품 가격도 1.5% 올랐다. 서비스 가격은 0.6% 상승했다. 특히 CPI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가지는 쉘터(주거비)가 한 달 만에 0.5% 급등했다. 주거비 물가는 미국의 집값을 통상 12~18개월 후행한다. 미국의 집값은 S&P 케이스·실러 지수를 기준으로 지난 8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오른 상태다.



이와 관련, 팬테온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10월의 근원 CPI는 단지 맛보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몇 개월은 끔찍할 것이다. 전년 대비 근원 물가는 향후 3개월 동안 6~6.5%를 향하고 있으며 7%에 도달할 수도 있다. 나는 왜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주에 이를 경고하지 않았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지금부터 1년 후에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걸 기본 시나리오로 생각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잠재적 임금 상승으로 인해 이런 견해가 틀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PI가 발표된 뒤 성명을 내고 "물가 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미국인의 재정 형편을 해친다"라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에 물가하락을 위한 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엔 시장 조작이나 바가지요금에 대한 단속을 요청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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