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11일 ‘위대한 수령을 높이 모신 인민의 강용한 기상을 만천하에 떨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김정은을 “인민적 수령” 혹은 “혁명의 수령”이라 지칭했다. 이어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위대한 수령으로 높이 모실 것”이라고 썼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을 수령이라 지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전날 논설에서도 “김정은 동지를 수령으로 높이 모신 것은 우리 인민이 받아안은 최상 최대의 특전이며 대행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엔 “우리 당과 혁명의 위대한 수령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 지칭한 바 있다.
‘수령’은 북한 정권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갖는 직위다. 북한 헌법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영원한 수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016년 5월 7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을 부여받은 바 있다. 사실상 자신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같은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직접적으로 수령이라 불리진 않았지만 최근 김정은까지 수령 반열에 올리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대내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이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최근 당 회의장 배경에서 김일성·김정일 부자 사진을 없애고,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독자적 사상체계 정립도 시작했다”고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김정은이 자신을 스스로 수령의 지위에 올리며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통치이념을 정립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소위 김정은주의는 ‘인민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주장이 밑바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에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정치철학, 정치이념은 이민위천, 위민헌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기본 정치방식으로 공식화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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