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개그맨 김형인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최재욱에게 검찰이 항소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에 김형인과 최재욱에 대한 항소장을 냈다. 앞서 지난 3일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형인에게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에 대해 무죄, 도박 혐의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최재욱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것.
김형인과 최재욱은 2018년 1월 말부터 2월까지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뒤 도박 게임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인은 게임에 직접 참여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사건이 알려졌을 때부터 김형인은 물론 최재욱도 그의 도박장 개설 혐의를 부인했다. 최재욱은 지난해 9월 재판을 앞두고 한경닷컴과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엔 김형인 씨에게 돈을 빌려 보드게임방을 운영했고,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사행성 게임방을 운영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김형인 씨가 운영에 참여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형인의 법률대리인도 재판 과정에서 "도박장소 개설을 공모하지 않았다"며 "도박장 영역 개시 전 자신은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만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다. 변호인은 "도박 사실은 인정하지만 횟수가 과대하게 부풀려졌다"며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도박장에 와 달라고 해 두어 번 정도 간 것일 뿐 상습적인 도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형인은 최후 진술에서 "도박한 부분에 대해 알려진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날 이후 결혼하고 지금까지 도박은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할 마음이 없다"면서 "기사화가 많이 됐고 오늘도 기사가 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다. 법원은 올 곳이 못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반성하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최재욱 역시 "잘못된 삶을 청산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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