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 엔씨도 벌떡…'NFT 게임' 게임체인저 되나

입력 2021-11-11 17:15   수정 2021-11-12 01:08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든다. 게임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놓기로 했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게 기존 게임과 다르다.
내년 블록체인 적용 게임 출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열린 올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내년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적용한 게임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엔씨소프트가 유통하고 있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이 NFT 적용에 가장 적합한 장르라고 믿고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이 바탕인 NFT는 희소성이 강점인 디지털 자산이다. 각종 게임 아이템을 NFT 방식으로 사고팔 수 있다.

홍 CFO는 “플레이투언 게임 방식도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게임과 게임 유통 플랫폼에서 모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투언은 말 그대로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게임이다.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자체 가상화폐 발행에 대해서도 기술적인 검토가 모두 끝났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돌파구 될까
올 들어 영업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던 엔씨소프트는 최근 신작 발표를 계기로 반전 모멘텀을 다져가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출시한 ‘리니지W’가 출시 첫날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며 9일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신작의 초반 인기는 국내 모바일 매출 상위 10위권에 ‘리니지W’, ‘리니지M’,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등 네 개를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주가는 즉각 반등하지 않았다. 확률형 아이템 구매 독려 등 기존 게임 사업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신작 효과’를 압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회사는 블록체인 사업이 새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레이투언 방식은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가 크고, NFT 거래소 운영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가상화폐 플랫폼이 커지면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주도할 기회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29.92% 급등한 78만6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1월 28일 이후 6년여 만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에 매출 5006억원과 영업이익 964억원을 올렸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5%, 55.8% 줄었다.
게임업계 판도 바꾸는 블록체인
국내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사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위메이드의 관련 콘텐츠 흥행이 자극이 됐다. 위메이드가 지난 8월 출시한 ‘미르4’의 해외 버전은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게임 내 아이템(광물) ‘흑철’ 10만 개를 채굴하면 코인 ‘드레이코’ 1개로 바꿀 수 있게 한 것이다. 드레이코 1개는 가상화폐 위믹스 1개와 교환이 가능하다. 위믹스는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컴투스도 내년 출시할 게임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에 플레이투언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와 게임빌은 NFT 거래소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게임업계에 블록체인이 핵심 신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서는 플레이투언 게임이 사행성을 이유로 금지돼 해외에서만 관련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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