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은 中 정신의 정수"…15년 장기 집권 명분 쌓았다

입력 2021-11-11 17:21   수정 2021-12-11 00:0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구상과 연결된 중국 공산당의 세 번째 ‘역사 결의’가 11일 발표됐다. 이번 역사 결의는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의 업적과 역사적 지위, 그가 강조해온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대에 이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3대 영도자의 반열에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이전 지도자들과 차별화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폐막한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역사 결의는 올해로 100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 역사상 세 번째이자 1981년 2차 결의 이후 40년 만에 나온 것이다.

공산당 중앙위는 회의 결과를 집약한 공보에서 “당이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당 핵심 지위,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 군과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역사 추진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중앙위는 이어 “시 주석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앞선 역사 결의들은 이전 당 지도자의 과오를 지적하는 바탕에서 새로운 지도자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 내용 중심이었다. 이번 역사 결의에선 전임자들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은 중대 도전을 이겨냈으며 한동안 해결하고 싶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했고,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큰일을 완성했으며 당과 국가사업에 역사적인 성취를 얻게 해 역사적인 변혁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시 주석의 집권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공산당 중앙위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내년 하반기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당 대회는 5년 임기의 지도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이번 역사 결의는 시 주석을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주요 창립자’로 규정했다. 이를 통해 앞서 10년씩 집권한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들과 차별화하면서 ‘임기 10년’ 관행을 깨고 3연임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냉전 회귀 안돼”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기조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냉전 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관행에 반대해야 한다”며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지정학적 소그룹을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냉전 회귀 반대를 강조하며 ‘지정학적 소그룹’을 비판한 것은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결성을 비롯해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중국 포위 전략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각국은 적극적이고 주동적으로 개방해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편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지켜내고 경제 회복을 촉진하고 조화로운 발전을 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함께 녹색, 저탄소,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길을 가야 한다”며 “인민 중심으로 경제 성장, 민생 보장,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소를 조화시켜 경제발전 중에 녹색전환을 추진하고 녹색전환 중에 더 큰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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