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차야, 오토바이야"…'트위지' 부산 명물로 뜬다

입력 2021-11-12 12:00   수정 2021-11-12 12:10


"이게 차야, 오토바이야." 서울 한복판을 달리는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를 보고 절로 나온 말이다. 귀여운 외관이지만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큼 차체가 작다. 어떤 용도로 이 차를 구입할지 궁금할 정도였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진행된 차량용 모빌리티 서비스 '투어지' 체험은 그 궁금증을 일정 부분 해소해줬다. 실제로 타보니 좁은 골목길 배달용 모빌리티나 지금 공유 킥보드가 맡는 '퍼스트-라스트마일(대중교통 이용 전후 거리)'용 단거리 차량으로 제격이란 판단이 들었다.

일단 트위지는 엄연히 자동차다. 인도 주행이 불가능해 전동 킥보드와 달리 보행자를 위협할 일이 없다. 도로 주행을 할 때도 차량 내 에어백이 장착된 데다 사면이 덮여 있는 만큼 전동 킥보드보다 안전하다. 그러면서도 차량에 가까운 주행 성능을 갖춰 이동은 편리하다.

'20년 관광 가이드' 이력의 김남진 투어지 대표가 유럽 여행을 하다가 르노 트위지에서 주목한 부분도 이 점이었다. 걸어다니기도, 렌터카를 빌리기도 애매한 관광지에서의 '라스트마일'을 이어주는 모빌리티 사업을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투어지 서비스의 탄생 배경이다. 김 대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주요 관광지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고 부산을 첫 타깃으로 정했다.

투어지는 트위지를 활용해 르노삼성과 관광 벤처 스타트업 '투어스태프'가 부산 지역에서 운영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다. 열쇠를 이용해 시동을 거는 트위지를 버튼식 시동으로 개조해 운영 중이다. '투어지 존'은 벡스코, 오시리아 관광단지 등 부산 주요 관광거점에 위치해 있다. 김 대표는 "투어지를 통해 트위지가 드디어 '제 역할'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투어지 서비스를 통해 타본 트위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차량과는 많이 달랐다.

국내에선 소형 전기차로 분류하고 있지만 사실상 뚜껑 있는 사륜 오토바이에 가까웠다. 히터, 에어컨이 없고 창문도 일반 창문이 아니라 양측면을 PVC(폴리염화비닐) 재질의 두꺼운 비닐로 덮었다. 김남진 대표도 "트위지는 안전성을 강화한 오토바이로 보는 게 맞다. 오토바이처럼 중립 주행을 하는 이동수단 중 하나"라며 "실제 유럽에서는 오토바이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뒷좌석이 있지만 덩치 큰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엔 다소 비좁다.

주행 시 최대 속도는 순간 시속 80km대 초반까지 나온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기는 무리지만 시내 주행으로는 충분한 속도다. 다만 속도를 높이면 '위잉'하는 소리가 거슬린다. 소리 때문에 30~40km/h에서도 체감 속도는 훨씬 빠르게 느껴질 정도였다.

승차감도 마찬가지다. 노면 충격은 모두 운전자 몫이다. 과속방지턱을 빠른 속도로 넘다간 충격이 크겠다 싶었다. 차량 하단 양쪽에 나 있는 구멍에서는 바람이 들어온다. 겨울철에 오래 주행하면 다소 추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성상 장거리보단 단거리용으로 사용하면 큰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특히 관광여행을 가 렌터카를 빌리긴 애매하지만 차량 이용은 필요한 상황에서 괜찮은 선택지가 되겠다 싶었다. 실제 투어지 서비스 이용객 대부분이 관광객이라고 했다. 합리적 가격대도 경쟁력을 갖췄다. 투어지 서비스는 시간당 6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평일 기준 시간당 1만원 이상 하는 공유 킥보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안전성도 전동킥보드나 오토바이보다 낫다. 뚜껑이 덮인 데다 4점식 안전벨트는 물론 에어백도 장착됐다.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으면 소리가 계속 나는 장치도 설치돼 있다. 회사 측은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안전하다"며 "차 앞바퀴와 뒷바퀴 너비가 달라 초소형 전기 모빌리티지만 운전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위지는 13킬로와트(kW)급 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7.1마력, 최대토크 5.8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지난 5월 출범한 투어지 서비스의 이용 횟수는 지난 10일 기준 3000회를 돌파했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투어지는 그간 이용자가 각 투어지 존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러 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반납만 '프리플로팅(자유 반납 방식)'을 취했다. 앞으로는 바뀐다. 김 대표는 이달 중순부터 모빌리티 기반의 투어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약 단계부터 비대면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경주, 제주 등 주요 관광 지역으로 서비스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는 관광용에 치중한 사업모델이지만 일반 고객들 이용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투어지는 라스트마일의 '뉴웨이브'로 공유 킥보드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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