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던 대선을 언급하며 "윤석열 후보가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윤석열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IMF로 인한 양극화 상황에서 2002년에도 대세였던 이회창 후보가 기득권층에 의존하다 결국 서민풍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코로나로 양극화 심해진 지금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2002년 당시에도 야권이 집권을 할 것이라고 하는 추세가 대단했었다"며 "사실 이회창 씨가 당선된다는 게 아마 90% 넘은 사람이 예측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결론은 노무현 씨한테 간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도 소위 말하면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것은 기득권에 가까운 정당"이라며 "아직도 실질 내용은 어떻게 될 망정 민주당 쪽은 서민에 가까운 정당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재명 후보가 자기가 어렵게 어렵게 해서 오늘날까지 왔다는 현실을 어필하면서 좀 (서민풍과) 비슷한 유형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그런 것에서 제대로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당심과 민심의 괴리 현상이 생겼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민심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11% 뒤졌던 것에 대해 "윤석열 후보의 선거 캠프가 얼마만큼 소위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를 가지고서 유권자를 흡인할 거냐 하는 그런 측면에서 노력을 해야한다"며 "특히 젊은 세대, 흔히 얘기해서 2030 이 세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러한 혁신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이러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따라오질 않는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조직이 크다고 해서 선거에 이기는 것 아니다"라며 "뺀 사람들을 많이 끌어다 놓고 할 것 같으면 일반 국민이 식상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얼굴들 내놓고 있는 건데"라고 덧붙였다.
또 선대위 인사의 전권을 요구한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저 사람이 오면 내가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이런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막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허수아비 노릇은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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