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시문 [바]의 관점을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 [라], [마]에 나타난 상황이나 입장을 평가하시오. (1001~1100자)
답안 분량이 길어 보이지만, 여러 제시문을 대상으로 평가해야 하고 [바]의 관점도 기술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개별적인 요구사항에 대한 분량은 짧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제시문들이 난해할 수 있기에 서로간의 관계를 살피면서 세심히 독해해야 합니다. 두 번째 논제를 풀 때 기준 제시문인 [바]의 관점부터 먼저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에 기준 제시문과 대조하면서 [다], [라], [마] 등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살펴보고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우선 [바] 제시문부터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바]의 관점 : 근본적으로 인간 존재가 발전하려면 향상기술을 사용하는 올바른 태도가 필요하다.
2. 논리 : 과학기술과 함께 인간 가치가 증진돼 온 것은 맞지만, 향상기술 자체는 인간의 부분적 능력 강화만 보장할 뿐이다. 자율성과 공공선의 조화와 행복 증진의 의지로 공론을 거쳐야 비로소 향상기술이 인간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다] 제시문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우선 [다]의 내용을 잘 요약해야 합니다.
1. [다] : 기술문명에서 벗어나 원초적 자연과 마주하면서 ‘탈주’에 성공한 시적 화자의 행복을 그리고 있다.
그 이후 [다] 제시문이 [바]와 일치하는지 기술해 봅시다. 기술문명의 가치를 인정한 [바]와 [다]는 너무 다르죠? 그렇다면 불일치한다고 답안을 쓰면서 왜 불일치하는지에 대해 이유를 논리적으로 밝혀 보세요.
2. 불일치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 : (바)는 과학기술 발전이 인간 가치의 향상에 기여해왔다는 점을 인정하며 기술 활용 방법에 대한 적극적 성찰을 요구했는데, (다)의 화자는 기술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 공동체의 행복에 대한 고민 없이 자기 만족을 위해 기술문명에서 도피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불일치했을 때의 결과나 필요사항들에 대해 기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무엇이 필요한가 : 그에게는 기술을 활용해 윤리적 삶을 만들 수 있는 사회적 실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얽힌 매듭을 하나씩 해결한다고 생각하면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매 답안을 구상하면 됩니다. [라]와 [마]도 위와 같이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라] : 기술 발달로 인해 인류는 자연스럽게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며, 사람의 마음이 기계장치로 이식돼 영구적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와 불일치한다.
2. 불일치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 : 기술 발전에 따른 진보를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향상기술이 인간 능력의 일부만을 진보시킨다고 본 [바]와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진정한 진보는 공동체의 윤리적 개선에 있기 때문에 [라]처럼 불멸의 삶을 발전과 진화로 성급하게 규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3.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가 : 향상기술에 대한 인간의 바람직한 태도를 고민하지 않게 될 것이며, 기술에 주체적 지위를 내줄 것이다.
1. [마] : 앙코마우스TM이 비유하는 실험쥐와 과학기술은 건강 등을 개선시키는 인간 향상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생명을 무분별하게 상품화하고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비윤리적 성격을 내포한다. 이러한 ‘상황’은 [바]와 향상기술의 활용에 있어서 부분적으로 일치하지만, 본질적으로 어긋난다. ([마]의 ‘입장’으로 평가하면 ‘일치한다’고 평가 가능)
2. 어긋나는 이유 : 인간 능력 향상에만 초점을 두고 근본적인 윤리적 삶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으며, 기술 활용을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만 맡겨 종적 구분을 교란하고 윤리적 논점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3. 무엇이 필요한가 : 따라서 참된 인간의 윤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향상기술 사용에 선행돼야 한다.
위의 내용을 답안으로 엮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 부분은 생략 가능)
[모범답안] [바]에 따르면 근본적으로 인간 존재가 발전하려면 향상기술을 사용하는 올바른 태도가 필요하다. 과학기술과 함께 인간 가치가 증진돼 온 것은 맞지만, 향상기술 자체는 인간의 부분적 능력 강화만 보장할 뿐이다. 자율성과 공공선의 조화와 행복 증진의 의지로 공론을 거쳐야 비로소 향상기술이 인간 향상으로 이어진다. 즉, 기술문명에 대한 주체적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는 기술문명에서 벗어나 원초적 자연과 마주하면서 ‘탈주’에 성공한 시적 화자의 행복을 그리고 있다. 이런 모습은 [바]의 논지와 어긋난다. [바]는 기술 발전의 가치를 인정하며 향상기술 활용 방법에 대한 적극적 성찰을 요구했는데, [다]의 화자는 기술 활용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의 행복에 대한 고민 없이 자기 만족을 위해 기술문명에서 도피한다. (이는 과학기술을 이용한 인간 향상이 불가능하며, 사회적 실천과 윤리적 관계를 형성하기도 어려우므로 개인과 사회 양 측면의 퇴보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한편 [라]는 기술 발달로 인해 인류는 자연스럽게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며, 사람의 마음이 기계장치로 이식돼 영구적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처럼 기술 발전에 따른 진보를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향상기술이 인간 능력의 일부만을 진보시킨다고 본 [바]와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진정한 진보는 공동체의 윤리적 개선에 있기 때문에 [라]처럼 불멸의 삶을 발전과 진화로 성급하게 규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렇게 되면 향상기술에 대한 인간의 태도와 고민과 무관하게 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기술 사용이 인류 공동체의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성찰과 숙고가 필요하다.)
[마]에서 앙코마우스TM이 비유하는 실험쥐와 과학기술은 건강 등을 개선시키는 인간 향상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생명을 무분별하게 상품화하고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비윤리적 성격을 내포한다. [바]의 관점에서 볼 때 이는 향상기술의 사례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 능력의 향상에만 초점을 두고 근본적인 윤리적 삶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으며, 기술 활용을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만 맡겨 종적 구분을 교란하고 윤리적 논점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그림 속 앙코마우스의 수난은 인간 욕망에 의해 벌거벗겨진 인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참된 인간의 윤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향상기술 사용에 선행돼야 할 것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