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감금해 '핵불닭소스·고추·와사비' 억지로 먹인 20대

입력 2021-11-12 17:53   수정 2021-11-12 17:54


10대 미성년자가 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운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폭행·촬영까지 한 20대 남성 3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중감금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22)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B 씨(21)와 C 씨(22)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8월 2일부터 5일까지 인천시 중구 모텔에 68시간 동안 감금하고, 식당 등지를 돌며 D군(17)에게 가혹행위를 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와 B 씨는 D군이 빌린 돈을 갚지 않자 친구인 C 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D군을 카페나 식당에 데리고 가 매운 '핵불닭소스'를 잔뜩 뿌린 빵을 억지로 먹게 하고, 고추와 와사비를 넣은 상추쌈을 강제로 먹였다. 또 순댓국에 겨자 등을 가득 집어넣고 국물까지 먹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며 D군의 뺨을 때리거나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며 번갈아 폭행하고, 모텔에서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허리를 들어 버티는 '플랭크' 자세나 물구나무 자세 등을 시켰다.

또 팬티만 입힌 채 춤을 추게 한 뒤 이 모습을 카메라로 찍는가 하면 D군이 속옷만 입은 채 억지로 춤을 추는 영상을 '내 채무자'라는 글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 경위를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A 씨는 초범이고 B 씨와 C씨도 다른 범죄로 벌금형을 1차례씩 선고받은 전력만 있다. 피해자가 A 씨와 B 씨로부터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사실이 범행 발생의 원인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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