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판매 사기 줄이어…닷새 만에 100건 이상 적발

입력 2021-11-12 17:29   수정 2021-11-12 23:55

요소수 품귀 사태를 틈탄 사기 범죄가 닷새 만에 100건 넘게 적발됐다.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 요소수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돈을 받고 잠적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날까지 요소수 판매 관련 사이버 사기 범죄 116건을 적발했다. 지난 9일 오전만 해도 관련 내·수사 건수가 44건이었는데, 이틀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범행은 대부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이뤄졌다. 플랫폼별로 보면 중고나라 56건, 당근마켓 14건, 번개장터 11건, 기타 35건이다.

10일에는 요소수를 판매한다고 속여 수십만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강원 춘천에서 20대 A씨(29)가 중고나라에 ‘요소수 4통을 35만원에 판다’는 허위 판매 글을 올린 뒤 피해자에게 35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요소수 사기 외에도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호텔과 콘도 숙박권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허위로 올린 뒤 돈을 받고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 22명에게서 87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사기 사건과 관련해 추가 범행을 수사하던 중 요소수 판매 사기를 파악했다.

사기 범죄가 들끓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현재 나눔을 제외한 요소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9일부터 요소수의 개인 간 거래를 일시 제한했다. 당근마켓은 11일부터 올해 말까지 요소수를 판매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다.

정부도 11일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내려 차량용 요소수를 타인에게 재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조치안을 어길 시 물가안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8일부터 경찰, 환경부 등과 24개 합동단속반을 꾸려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을 하고 있다. ‘요소수 매점·매석 금지 등 고시’에 따른 조치다.

경찰은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중 가격 대비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거래 전에는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통해 판매자 전화와 계좌번호가 신고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본 경우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에 방문 신고해야 한다”며 “요소수 관련 사기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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