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주목도가 높았던 포럼이지만, 올해 현장에서 느낀 열기는 유독 뜨거웠다. 여기에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면서 현장 참석자가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행사 현장에는 이틀간 1000여 명이 몰려 이번 포럼의 주제인 디지털혁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의 세계적 조류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처음으로 만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런 화젯거리들을 차치하고라도 이번 포럼이 한국 사회에 던진 화두들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가속화한 디지털 전환 움직임, ESG 개선 방안 등은 이번 포럼 참가자뿐 아니라 한국 사회, 나아가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들이다. 이에 대해 기조연설자들과 각 세션 발표자가 각자 제시한 해법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업보다 효율적인 조직은 없다. 탄소중립을 얼마나 기업의 인센티브와 일치시킬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기술발전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주인의식을 갖고 ‘좋은 목표’를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최익선 미국 조지아대 학습설계공학과 교수),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을 때 포퓰리즘·고립주의·자국우선주의가 득세하게 된다”(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등의 발언도 그렇다.
문제는 우리의 교육과 사회적 역량이 이런 문제의식과 해법을 흡수해 미래로 나아가는 데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아쉽게도 포럼 참석자들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듯 보였다. “19세기 사람이 갑자기 현대로 온다면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19세기 교수가 지금 대학에 온다면 무난하게 가르칠 수 있을 것”이란 김강산 미네르바대 졸업생의 질타는 폐부를 찌르는 듯했다.
국가 전체가 디지털 전환에 매달려도 모자랄 시기에 정작 교육 및 산업 현장에서는 기술을 다룰 인재도 부족할 뿐 아니라 그들을 키울 교육 역량도 떨어진다는탄식이 나온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글로벌인재포럼 2021’에서 나온 제언들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남보다 앞서 달려나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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