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고투(GoTo)가 프리IPO(상장 전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4일 CNBC에 따르면 고투는 최근 13억달러(약 1조5306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끌어들였다. 이번 투자 유치로 내년 상반기 예정된 고투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가 탄력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요 투자자로 구글 텐센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포진해 있다. 싱가포르 테마섹,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재무적 투자자도 투자에 참여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4억달러를 베팅했다. 이는 아부다비투자청이 동남아시아 테크 기업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최초 사례다.
고투 측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마감될 프리IPO 라운드에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신규 자금은 고객 기반을 확장하고 결제 및 금융 서비스 상품을 확대하는 데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드레 소엘리스티요 고투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네시아와 동남아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장 시장”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자금 규모는 고투의 시장 선도적 위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투는 올해 5월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탄생한 회사다. 차량 공유 플랫폼 회사 고젝(Gojek)이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Tokopedia)를 인수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고젝이 운영하던 고페이 등 핀테크와 차량 호출, 음식 배달, 전자상거래 서비스 등이 통합된 슈퍼 앱이 나오기도 했다.
고투는 공모시장 데뷔를 통해 기업가치를 350억~400억달러로 평가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대 2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각종 정부 규제로 인한 절차 지연이 우려돼 고투의 상장이 내년 초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은 고투가 영위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경제는 2019년 400억달러에서 올해 약 700억달러로 75%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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