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와 만난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화두인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P2E)’ 모델을 이렇게 설명했다. P2E 모델은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게임빌 등 최근 게임사의 주가가 들썩이는 이유로 꼽힌다. 더 많은 게이머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이 되기 때문이다.
P2E 모델이 적용된 게임은 게이머들이 보유한 아이템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게임사가 마음대로 아이템을 바꾸거나 지울 수 없다. 다른 사람의 개입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소유권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일부 아이템은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NFT 시장에서 거래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현금화도 가능하다. 현실이 아니라 게임에서 노동을 제공하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최근 NFT 관련 암호화폐 시세뿐 아니라 게임사 주가까지 들썩이는 것도 P2E 모델을 적용한 게임이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출시돼 동남아시아에서 활성화된 엑시인피니티가 대표적이다. 엑시인피니티 게임에서 일일 퀘스트(임무)를 달성하면 하루에 최대 125개의 스무드러브포션(SLP)을 받을 수 있다. SLP는 거래소에서 팔 수 있는 암호화폐다. NFT로 만든 캐릭터를 모아서 이를 조합해 더 가치가 높은 캐릭터로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이런 캐릭터를 게임 안에서 이더리움으로 사고파는 게 가능하다. 하루평균 사용자가 4000만 명을 웃도는 메타버스 로블록스도 암호화폐 ‘로벅스’를 도입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메이드가 제작한 ‘미르4’에서 흑철이라는 광물을 10만 개 모으면 드레이코라는 게임머니를 받을 수 있다. 위메이드의 암호화폐 지갑 ‘위믹스 얼렛’에서 드레이코를 위믹스 코인으로 바꾸면 위믹스가 상장된 빗썸 또는 코빗에서 원화로 팔 수 있는 구조다. 엔씨소프트와 게임빌도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NFT와 블록체인을 적용한 게임 출시를 시사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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