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륨·텅스텐·마그네슘…中이 막으면 반도체 라인 '스톱'

입력 2021-11-14 17:35   수정 2021-11-15 02:34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수출 통제법’을 시행한 뒤 전자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이 언제 어떤 물자의 수출을 틀어막을지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법에는 중국 내에서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에 물자를 이전하는 것을 수출로 간주해 규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국의 이익에 위해를 주는 국가와 지역에 대해 대등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하면서 수출 통제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갈륨, 텅스텐, 마그네슘이다. 한국 전략물자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갈륨 95.7%, 텅스텐 83.6%, 마그네슘 82%를 중국이 생산했다.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더 높다. 한국무역협회 분석 결과 올해 1~9월 기준 마그네슘 잉곳을 전량 중국에서 수입했다. 산화 텅스텐의 중국 의존도 역시 94.7%에 달했다.

마그네슘은 이미 수급 상황이 빡빡하다. 중국 내 전력 공급난으로 마그네슘 생산량이 5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연말까지 산시성 내 마그네슘 제련기업 30곳의 가동을 중단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웨이퍼에 새겨진 패턴을 따라 전류가 흐르도록 금속을 배선할 때 들어가는 텅스텐도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텅스텐 협력사 44곳 중 21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반도체 웨이퍼의 기초원재료인 규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규소 가격이 8월에 비해 300% 급등해 올해 메탈실리콘 부족량이 9만200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광물인 갈륨 역시 중국이 틀어쥐고 있다. 세계 갈륨 매장량의 97%를 보유 중이어서 중국을 빼놓고는 공급망을 짜는 게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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