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장악한 中…한국은 속수무책

입력 2021-11-14 17:23   수정 2021-11-15 02:17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원재료 중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극재 등 다른 핵심 소재의 원재료도 중국 의존도가 60%를 넘었다. 요소수 파동으로 불거진 중국발(發) 원자재 대란이 국내 배터리 생태계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에 들어가는 산화텅스텐, 수산화칼슘, 수산화망간 등의 원재료 수입액은 19억9512만달러(약 2조3500억원)였다. 이 중 92.8%인 18억5081만달러(약 2조1800억원)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본지가 관세청 품목분류체계(HS)를 활용해 전수조사한 결과다.

또 다른 양극재 소재인 산화코발트, 음극재 핵심 소재인 인조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63.9%와 67.0%로 나타났다. 3대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원재료 역시 중국 의존도가 60.8%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공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고 노동집약적 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 공장에서 가공을 거친 뒤 국내로 들여온다”며 “중국에서 원재료 공급이 끊기는 순간 국내 배터리 소재 및 완제품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뿐 아니라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제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화막과 웨이퍼를 제조하는 데 들어가는 반도체 원재료의 중국 의존도는 60%를 넘는다. 철강, 자동차 분야에서도 저가 범용 제품 위주로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언제든지 원자재를 전략물자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대만과의 관계 등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원자재 공급을 죄는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무역분쟁, 양안관계 등의 이슈가 다뤄질 전망이다. 두 나라의 입장이 첨예해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