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최고위 불참…이준석 항의성 '침묵'…'대선자금 곳간지기' 인선 놓고 신경전

입력 2021-11-15 17:10   수정 2021-11-1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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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이준석 대표는 회의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5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싸늘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대선 자금을 집행하고 조직관리를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측의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 측은 회의가 열리기 한 시간 전 “다른 일정 관계로 후보가 최고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당에 전달했다. 윤 후보는 회의가 열리는 시간 이용호 무소속 의원을 만나러 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은 “꼭 참석해야 할 조찬 일정이었다”고 밝혔지만, 윤 후보가 이 대표와의 인선 갈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 측은 이 대표가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의 교체를 압박하고 있고,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대선 시기에 후보의 의중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사무총장이 임명되는 건 관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회의 공개발언을 생략하면서까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회의 후 통상적으로 진행했던 기자들과의 ‘백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윤 후보 측을 향한 일종의 ‘항의성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이 대표가 공개발언을 건너뛴 것은 대선 예비 경선에서의 토론 실시 여부를 두고 윤 후보 측과 갈등을 벌였던 지난 8월 17일 최고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측이 한 총장의 사퇴를 끌어내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후보가 이 대표와 직접 통화해 인선을 논의할 수 있었는데도 윤 후보 측 중진의원이 한 총장을 만나거나 언론플레이로 압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는 기싸움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대선 자금을 집행하고 당의 조직을 관리하는 막강한 자리인 데다 대선 직후 치러질 지방선거 공천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인선 갈등에 대해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의견 조율을 위해 1 대 1 비공개 긴급회동을 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권성동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윤 후보 측은 후보에게 ‘당무 우선권’이 있는 만큼 선대위 구성을 주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 측은 윤 후보 주위의 측근들이 ‘대표 패싱’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선대위에서 총괄 선대본부장 자리를 없애고 정책, 조직, 홍보 등 4~5개 분야별 총괄 본부를 두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만 김 위원장을 선대위의 ‘원톱’으로 영입하는 문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이날 열린 김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또다시 김 위원장이 역할을 하셔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그간 쌓아온 경륜으로 잘 지도해주고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된 질문에는 “조금 기다려보시죠”라며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성상훈/이동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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