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경대는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지역의 문화예술가는 물론 경제활동을 꿈꾸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안전망이 돼 지역 문화발전과 상생의 성과를 달성하고자 노력해왔다. 서경대 캠퍼스타운 사업은 부설기관인 문화예술센터가 총괄하고 있다. 한정섭 서경대 문화예술센터장은 “오랫동안 센터가 수행해 온 역량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투입하고 있다”며 “서경대는 강점인 문화예술 분야의 자원을 바탕으로 사업에 접근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서경대에서 한 센터장을 만났다.
한정섭 서경대 캠퍼스타운 사업 MP교수
서경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학과 학과장
서경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예술학부 교수
서경대학교 문화예술센터장(2017.03~현재)
한국문화교육학회 이사(2019.01~현재)
문화체육광광부 장관 표창(2019)
서경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이 올해 종합형으로 선정됐다. 비결은 무엇인가
“서경대는 문화예술 분야의 강점이 있다. 강점 분야의 창업 육성을 기초로 지역과 대학이 상생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실험해왔다. 창업팀들은 지역을 테스트베드로 적절히 활용하며 성공 전략을 도모해왔다. 또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사업도 수행하며 캠퍼스타운 생태계를 조성해왔다. 그동안 단위형 사업을 기반으로 성북구 정릉동과 길음동 일대에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한 것이 종합형 사업 선정을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이라 생각한다.”
종합형 사업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창업팀의 사업화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캠퍼스타운 종합형은 단위형 사업보다 서울시의 지원 규모가 늘어난다. 서경대는 매년 20여억 원을 지원받는다. 공간들도 추가로 조성된다. 사업의 중심 대상지인 성북구 정릉동과 길음동 일대의 주거, 문화, 상권에 종합적인 영향을 미칠 다양한 사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간 조성은 어떻게 이뤄지나
“서경대 내 1,047m² 규모의 ‘창업R&D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입주 창업팀의 인큐베이팅과 20개의 입주 공간, 창업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교외에는 성북구 삼양로 일대 ‘길음청년창업거리’에 4개 층 840m² 규모의 ‘Start-Up 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Start-Up 센터’는 성북구에서 건립 예정인 창업시설복합센터다.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Start-Up 센터와 함께 1인 기업 또는 예비창업자를 위한 직장·주거혼합형 ‘도전숙’도 완공된다. 이 외에도 삼양로 공유사무실이 조성돼 입주창업팀을 위한 실용적인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서경대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서경대는 문화예술분야 종사자가 처한 환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예술가들은 창작과 현실의 경계에서 고민하며 몸부림치고 있다. 이에 서경대는 시장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런 역할을 차분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부분은 당장 개선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그래서 대학이 확고한 소명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고 있다. 서경대는 단순히 사업으로 캠퍼스타운을 접근하지 않는다. 지역의 문화예술 인재를 배양할 수 있는 토양을 가꾼다는 마음으로 성북구와 캠퍼스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창업 육성 과정의 참여율이나 멘토링 등의 지원에 대한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다.”
캠퍼스타운 지원 기업은 어떻게 선정하나
“문화예술 기반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팀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한 창업팀 아이템의 창의성과 구체성, 수행 역량, 성장성 등을 평가해 최종 기업을 선발한다. 평가는 서류심사와 사업모델 발표심사를 거친다.”
경진대회 방식을 통해 입주 기업을 선정한다
“서경대 창업 지원의 첫걸음이 바로 ‘경진대회’다. 서경대 캠퍼스타운의 경진대회가 특별한 점은 물질적 지원 측면에서 시상금 지급과 지원금 지급을 순환하듯 병행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문화예술 분야 창업팀에게 도움이 된다. 동시에 설계된 육성과정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는 자극제 역할도 한다.”
창업팀 육성에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창업은 가장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경제활동 중 하나다. 특히 예술분야 창업을 도전하는 팀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창업을 위해 무작정 경제적 가치만을 따라가면 자신의 철학이나 강점을 잊어버리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창업을 포기해버리는 팀을 종종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타운은 사업화와 성과는 중요하게 여기 돼 조금 느려도 괜찮음을 강조하고 있다.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창업가들에게 정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서경대 프로그램만의 장점이 있다면
“서경대 프로그램의 장점은 멘토링과 퍼실리테이팅 제도가 병행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창업지원은 전문 인력풀을 마련해 둔 상태에서 창업팀의 요구에 맞는 전문가를 일시적으로 매칭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경대는 이와 달리 기존방식의 멘토제와 담임제 형식의 퍼실리테이터제를 병행 운영한다.”
입주 스타트업 중에 성공 사례가 있다면
“20년 입주 창업팀 중 ‘리바이브’팀을 꼽을 수 있다. 리바이브는 최근 종료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문화예술 창업팀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코로나19 상황과 경제난 등이 겹쳐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애초 목표치 기준으로 950%를 달성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향후 늘어날 미디어 관련 제작 등을 지원할 사업 아이템도 있다. 지난해 캠퍼스타운 입주 동안 앱을 론칭 했고 베타테스트를 거쳤다. 현재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와 판로개척을 위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문화예술 분야는 신규 창업팀이 지원사업을 졸업한 이후 사업을 지속하는 비율이나 유지 기간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서경대 캠퍼스타운은 창업팀이 졸업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창업팀 박람회 참가 지원, IR 행사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문화예술 분야의 창업팀 서비스 등을 캠퍼스타운 일대 지역주민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도 진행하고 있나
“창의적 아이디어와 사업성을 가지고 있다면 서경대 캠퍼스타운의 경진대회 및 다양한 프로그램에 재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을 위한 창업교육은 현재 서경대 부설기관인 창업지원센터에서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내용과 형식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지원이 가능한 방법들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지역 상생은 어떻게 이뤄졌나
“서경대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정릉인 매핑’이라는 사업을 통해 지역 상가 및 음식점을 온라인에 소개했다. 고객이 늘어 상인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았다. 이뿐 아니라 서경대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창업 강좌,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3D 작업이나 스토리텔링 기술, 온라인 크리에이터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누적 수강자가 1600명에 이를 만큼 활성화가 됐다. 올해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구역별 상인회장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주민의 요구사항을 수렴하며 소통해 나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리적으로 서경대 캠퍼스타운 일대는 북한산의 동남쪽 끝자락과 대학로가 끝나는 북쪽 지점 사이에 있다. 이곳 지역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문인, 예술가 등이 넘쳐나고 곳곳에 그 정취가 남아있다. 북한산 아래 예술인 마을이 있으며 많은 지역주민과 상인들은 그 기억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경대와 문화예술센터, 그리고 캠퍼스타운이 축적한 문화예술 역량과 지역의 유무형 자산을 재료로 지역주민과 상인의 자부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나아가 지역과 함께 어우러져 상생을 도모하는 대학으로 캠퍼스타운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목표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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