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일본의 2배 정도로 빠르지만 제대로 된 노후대책이 부족해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한일 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500명을 대상으로 연금수령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연금 수령액은 월 82만8000원으로 일본(164만4000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가구의 경우에도 한국의 월평균 수급액은 138만4000원으로 일본(272만6000원)의 50.8%에 그쳤다. 한국 고령층이 생각하는 적정 생활비 수준은 개인 기준 월 172만5000원, 부부 기준 255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적정 생활비 수준은 개인 243만5000원, 부부 325만6000원이었다.
연금 수급액이 적정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 가구 48.0%, 부부 가구 5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연금 생활비 대체율은 개인 67.5%, 부부 83.7%이다.
연금 수령액이 적다보니 노후 자금이 부족해 '자녀 등 타인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우도 한국이 일본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고령층은 17.4%가, 일본은 3.6%가 이에 해당한다. 노후 생계 안정을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 한국과 일본 모두 '노인 일자리 창출'(한국 48.1%, 일본 32.0%)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공적·사적 연금의 노후 생활 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소득개선이 시급하다"며 "양질의 고령자 민간 일자리 확충을 위해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와 직무·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10년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연평균 4.2%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2.1%)보다 2배 빠르다. 한경연은 이 추세라면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15.7%)은 2024년 1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8.8%)을 상회하고, 2045년에는 37.0%로 일본(36.8%)을 넘어 OECD에서 가장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나라가 된다고 전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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