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6일 13: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주요 연기금들이 회원 정체로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의 회원이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산업이 급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가입 기간이 많이 남은 2030 세대들이 주로 과기공의 회원으로 들어오고 있어 주목된다.
16일 연기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과기공의 회원수는 9만8455명으로, 10만 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과기공은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로 10만 회원 시기를 점치고 있다. 2016년 회원이 5만5000여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5년만에 2배 가까이 회원이 증가한 것이다.
과기공의 회원 증가는 대부분 20~30대 등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다. 2019년 3만명이었던 2030대 회원은 지난달 기준 4만8000명으로, 2년이 안 된 시기에 1만8000명 늘었다. 신규 회원 중 20대 비중을 보면, 2019년 20%에서 올해 30%로 뛰었다. 덕분에 과기공 회원의 평균 연령도 이 기간 46세에서 44세로 낮아졌다.
과기공의 회원수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건 IT산업의 급성장 등으로 잠재적 회원이 넓어진 게 가장 컸다. 과기공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은 소프트웨어사업자를 비롯해 연구개발사업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기업부설연구소, 엔지니어링사업자 등의 임직원이다.
여기에 과기공이 목돈급여사업 도입과 만39세 이하의 청년 회원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회원유치 성과를 낸 덕분으로 분석된다. 과기공은 2019년 중소·중견 청년 과학기술인들이 공제회에 가입할 수 있도록 목돈급여사업 관련 법령을 개정을 이끌어 냈다. 과기공 관계자는 "IT나 바이오 등의 산업이 커지면서 잠재 회원도 갈 수록 늘어나고 있다"면서 "잠재 회원이 55만명 정도로 아직 회원을 늘릴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연기금이나 운용업계는 이런 과기공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는 "다른 연기금은 고갈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과기공은 젊은 회원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덕분에 돈은 계속 유입되면서도 나가는 돈은 적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과학기술인의 특성상 고학력자가 많고 소득도 높아 자본시장에서 유력한 큰손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기공의 운용자산은 2018년 5조3000억원에서 올해 10월 기준 10조6000억원으로 불어나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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