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의 중추인 이들은 올 9월 이후 일터로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개학 이후부턴 집에서 어린 자녀를 돌봐야 할 필요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추가 실업급여가 9월부터 종료되면서 더 이상 보조금에만 기댈 수 없는 이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게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감염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직장을 나가지 않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확산됐다. 구인난에 따른 기업의 임금 인상 행렬도 이들의 복귀 시점을 늦추고 있다. 몸값이 충분히 오를 때까지 직업을 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이들은 현재 고용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퇴사(이직 포함) 희망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 업체 퀄트릭스가 3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에도 회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답한 중간 간부급 여성은 63%로, 지난 조사(75%) 때보다 줄었다. 흑인과 아시아계의 퇴사 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백인 직원의 퇴사 희망률은 26%인 반면 흑인과 아시아계 직원은 각각 35%, 40%가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복귀가 늦어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이 채용 경쟁을 벌이며 임금을 높이고 제품 및 서비스 물가에 비용 인상분을 반영시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 번 오른 임금은 다시 낮추기 어려워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수 있다. 결국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노동력 공급이 늦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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